한샘 3년 간 매출 18% 하락한 반면 이케아 연평균 16% 성장
체험형 DIY제품과 주거형태에 따른 가격경쟁서 이케아 선호 엿보여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최근 수도권 지역에 홈퍼니싱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이케아는 30일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 매장을 입점하며 서울 시내 첫 진출 사실을 알렸고, 같은 날 한샘은 현대리바트와 함께 용인에 수도권 최대규모의 '한샘 다지인파크 기흥점'을 오픈해 경쟁구도를 갖췄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잦아들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가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업체별로 어떤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고객의 선택을 집중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KEA가 3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9층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점을 오픈했다. (자료제공-연합뉴스)
IKEA가 3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9층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점을 오픈했다. (자료제공-연합뉴스)

주거형태와 소비심리가 고객 선택 좌우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DIY(Do It Yourself) 제품은 고객이 직접 가구를 조립할 수 있어 젊은 층이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저렴한 가격도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데 한 몫 한다. 이케아의 제품은 평균 4~5년에 한 번씩 가구를 교체하는 패턴으로 고객 소비를 유도하고 있어, 일정 기간 사용된 가구의 디자인에 진부함을 느낄 경우 얼마든지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재구매·조립이 가능하다.

반면, 국내 업체 한샘의 경우는 이케아 마케팅 방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한샘의 제품은 내구성이 좋고 완제품 위주로 판매하며 세대를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집 내부 구조를 그대로 매장으로 옮겨와 리하우스 패키지로 선보여 한샘 만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케아와 한샘, 업체별 마케팅 전략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했을까. 최근 3년간의 영업실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샘은 매출액이 3년간 1조9738억원에서 18% 하락한 1조605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의 하락세는 더 두드러졌다. 2017년 1619억원에서 57.4%나 하락한 690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제조 부문에서의 생산실적이 2017년 3470억원에서 22.5%하락한 2690억원을 나타내면서 판매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내수 소비가 부진한 것도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샘의 내수 매출실적은 상품과 제품을 합산해 3년 간 32.8% 하락했다. 반면 해외수출은 증가했으나 미미한 수준이었다.

가구제조 원재료인 PB와 MDF 비용은 3년 간 평균 12.4% 하락한 반면 완제품 판매가는 소폭 상승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샘 리하우스 패키지 '수퍼' (자료제공-연합뉴스)
한샘 리하우스 패키지 '수퍼' (자료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리하우스 패키지’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상승 반등했다. 1분기 영업실적 중 리하우스 부문이 1054억원을 달성하면서 지난 해 평균 실적 대비 소폭 상승한 결과를 낳았다.

리하우스 패키지는 전문 디자이너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직접 집 내부를 꾸며주는 상품이다. 이케아와 비교하면 한샘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의 선택 이후로 직원의 서비스가 다 해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이케아의 경우 2014년 국내에 매장을 오픈한 후 연평균 16%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해 이케아가 국내에서 달성한 매출은 5032억원으로 국내 대형 홈퍼니싱 업계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나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월 소득에 비해 주택 전·월세의 부담이 큰 점과 과거에 비해 1, 2인 가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 홈퍼니싱 업계의 구매 패턴과 선호 기업에 변화를 준 것으로 판단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구의 새로운 유행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고 싶은 고객의 소비심리가 이케아를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케아가 구매 회전율이 한샘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현 추세대로라면 이케아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홈퍼니싱 업계가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가격변화, 특화된 디자인 개발, 소비자별 주거 형태와 소비패턴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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