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격거리 56m서 4mG이하 측정…LH공사 "문제없다"며 공사 진행
완공 투시도는 C/H 바로 앞까지 접근 가능, 전자파 노출우려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지난해 10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완료한 후 공사가 진행 중인 'LH 고양지축지구 A-1블록 신혼희망타운(이하 LH 고양지축 A-1블록)' 인근에 고압 케이블헤드가 설치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월 LH공사가 측정한 전자파 측정치가 기준치 이하로 나왔지만, 고압 케이블헤드 바로 앞까지 주민들이 접근이 가능해 입주 후 거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H공사는 계롱견설을 시공사로 두고 있으며 전자파 측정기준 상의 문제가 없다며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고양지축 신혼희망타운 A-1블록 신축현장 인근의 고압 케이블헤드 (자료제공-LH공사)
경기 고양지축 신혼희망타운 A-1블록 신축현장 인근의 고압 케이블헤드 (자료제공-LH공사)

지난해 12월, 고양시의회 홈페이지에 고양지출 A-1 블록의 한 예비 입주자로부터 민원이 접수됐다. 해당 입주자는 "시흥장현 희망타운과 다르게 고양지축 A-1블록의 경우 50m 정도 거리에 케이블헤드 송전탑이 설치된다"며 "예비입주자 커뮤니티에서 케이블헤드 송전탑이 설치되는 사실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90% 가까이가 몰랐다고 응답했다"며 LH공사가 정확한 정보 제공에 대해 소호한 점을 꼬집었다. 실제로 해당 지구의 입주자모집공고 상에는 ‘A-1부지 102동 동측 인근 전기공급시설(C/H) 위치함’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고압 케이블헤드의 위치와 102동 사이의 체감거리를 가늠하기가 다소 어려워 보인다.

이에 본지 기자는 LH 고양지축 A-1블록 공사현장을 방문해, LH공사와 한국전력공사 측에 전자파 방출량 및 측정 기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LH공사 측은 지난 1월 전자파 방출량이 4mG 이하로 측정돼 환경영향평가 상 전자파 노출영향기준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해왔다. 측정 당시 이격거리 54m 부근, 102동이 위치할 장소였다.

하지만 고양지축지구의 예상 완공 투시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 주민들이 고압 케이블헤드 바로 앞까지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H공사는 실사를 통해 전자파 노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은 더욱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 완공 예정 투시도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고압 케이블헤드로 접근이 가능한 이동통로가 생길 것으로 나다봤다. (자료제공-LH공사, 카카오맵)
2022년 완공 예정 투시도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고압 케이블헤드로 접근이 가능한 이동통로가 생길 것으로 보여 접근 시 전자파 노출이 상당히 우려된다. (자료제공-LH공사, 카카오맵)

본지가 직접 확인한 결과 고압 케이블헤드의 크기는 상당히 컸다. 완공 후 실거주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이격거리 54m보다 더 가까운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과다한 전자파 노출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에는 한 언론사는 이격거리 34m 부근에서 실사한 결과 5~6mG로 측정돼 입주예정자들이 해당 시의회에 고압 케이블헤드 이전요청을 하기도 했다.

청약 접수 후 당첨된 예비 입주자들은 2022년 완공이 되면 입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변심으로 인한 취소 이후에는 향후 몇 년간 당첨 기회를 다시 노릴 수 없기 때문도 있지만 입주 대상이 청년 위주의 신혼부부이기 때문에 전자파 노출이 과할 경우 젊은 부부 뿐만 아니라 2세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가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전력공사 측 역시 전자파 노출과 관련, “작년에 택지기구가 중간에 들어서다보니까 치중화를 위해서 다시 세운 것이며, 전기설비 기술기준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파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면 고양지사 측에 연락해 전자기기 측정 서비스를 의뢰하겠다”고 답변했다.

시행당국은 전자파 측정과 관련한 문제제기에 예정입주자가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장소에서의 전자파 노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 암연구소의 전자파 안전 기준치수가 4mG로 제시되어 있는 가운데, 장기간 전자파에 노출될 경우 △두통 △불면증 △과민반응 △우울증 △어지럼증 △불안 증상 등이 나타나며 정도가 심할 경우 암,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H공사의 경우 이격거리 54m 부근에서 전자파를 측정,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기준치에 미달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지난 2월 머니투데이서 실사한 결과 이격거리 34m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전자파가 노출돼 안전기준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지표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H공사의 경우 이격거리 54m 부근에서 전자파를 측정,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기준치에 미달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지난 2월 머니투데이서 실사한 결과 이격거리 34m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전자파가 노출돼 안전기준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지표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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