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한·우리 재난지원금 기부 행렬 이어져…"사회적 책임도 필요"

사진:긴급재난지원금 홈페이지 캡쳐

[일요경제 이지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을 두고 금융그룹의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부동참에 미온적인 곳도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그룹가운데 농협을 선두로,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결정한 상태다.

농협금융은 지난 4일 농협중앙회와 함께 재난지원금 기부를 선언했다.

신한금융그룹은 13일 본부장급 이상 임원 250여명이 지원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부서장급 이하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기부 참여 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직원들의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직원이 기부한 액수 만큼 회사도 추가로 기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국민 생활 안정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신한의 리더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전액을 자발적으로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신한 임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이웃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우리금융그룹도 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본부장급 이상 200여명 임원들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 기부에 동참한다. 이들은 재난지원금 미신청을 통해 자동 기부 또는 근로복지공단 가상 계좌에 본인의 긴급 재난지원금을 입금하는 형태로 동참할 계획이다.

이밖에 지방 금융사인 BNK금융도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계열사 경영진 100여명이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메리츠금융, 웰컴금융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재난지원금 기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임원들은 개인 의사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것으로 결정해 기부동참에 한 뜻을 모으지 못했다. 기부를 자율적으로 권유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극복 취지에 공감해 임원들이 실제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파악이 불가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양 은행들의 행보에 대해 은행들의 재난지원금 기부가 반강제적인 기부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자율에 맡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 관계자는 "임원들의 재난지원금 기부가 반강제적인 기부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은 자유라는 미명하에 이기주의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임원들이 앞장 서 기부를 통한 모범을 보이는 건전한 책임이 필요한 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국난 극복 차원에서 금융리더들에 속하는 은행 임원들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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