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SOS에 신세계·오뚜기 등 유통업 거물 나서
"농가 살리자"…선한 영향력에 소비자 구매율 ↑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한 사람의 움직임으로 변화되고 있다. 바로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그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주변 유통업계 거물들에게 SOS를 요청할 때마다, 해당 기업은 물론 농가까지 동시에 매출 효과를 얻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쏘아올린 SOS에 유통업계에는 훈훈한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신세계, 오뚜기 등 유통업체들과 함께 농가 지원에 나서며 선한 영향력을 흘려 보내고 있다. 사진은 SBS '만남의 광장' 프로그램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사진-만남의 광장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신세계, 오뚜기 등 유통업체들과 함께 농가 지원에 나서며 선한 영향력을 흘려 보내고 있다. 사진은 SBS '만남의 광장' 프로그램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사진-만남의 광장 캡처)

"도와달라" 요청에 흔쾌히 수락한 유통업 CEO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농가 살리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가 출연하는 SBS '만남의 광장'에서 지역 특산물들이 소개되는 가운데, 판매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 있는 감자와 고구마 등이 이마트와 홈쇼핑 등에서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해당 프로그램에서 백 대표는 강원도 농가에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를 본 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감자를 사달라는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30톤의 못난이 감자를 시작으로 못난이 고구마 450톤 판매를 도왔다.

실제로 방영 후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와 SSG닷컴,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계열사를 통해 못난이 감자와 못난이 고구마를 판매했다. 못난이 감자는 전국 이마트와 SSG닷컴에서 이틀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고구마도 홈쇼핑 등을 통해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오뚜기가 완도산 다시마 2장을 넣은 오동통면을 선보인다. (사진-오뚜기몰)
오뚜기가 완도산 다시마 2장을 넣은 오동통면을 선보인다. (사진-오뚜기몰)

백 대표는 이번에 완도의 한 농가에 방문해, 2년 동안 다시마 재고가 2000톤이 넘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그는 "라면회사에서 다시마를 한 장씩 더 넣어줘도 엄청날텐데"라며 "생각난 김에 한 번 해보자"라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백 대표는 상대방에게 "선배님, 다시마 2000톤이 남아있다"며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그의 전화 상대는 바로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었다. 정용진 부회장에 이어 함 회장이 농가살리기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 함 회장은 백 대표의 요청에 "어, 우리 지금 다시마 들어간 게 있는데"라며 "2장 정도 넣으면 훨씬 깊은 맛이 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결과 백 대표의 SOS에 오뚜기는 다시마 2장이 들어간 '오동통면'을 출시했다. 기존 오동통면 제품에는 다시마 1장이 사용되지만, 농산물 재고 소진에 동참하고자 한 장을 더 넣은 것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가 촬영 중 즉흥적으로 회장님께 전화를 요청한 것"이라며 "통화 이후 함 회장님이 직접 검토하며 오동통면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마 향이 더 진해지고 얼큰해졌다"고 전했다. 

'오동통면'은 다음주 오프라인 매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며, 4개입 1묶음에 2980원 기존 가격 그대로 판매된다. 추후 판매여부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백종원 표 '선한 영향력'에 감동한 소비자

백종원 대표는 이미 예능과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양파 가격이 폭락했을 때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 비책'을 통해 양파 관련 콘텐츠를 기획해 제공했다. 양파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양파 레시피를 공개하며 양파 수요를 증가시키기도 했다. 

백 대표의 좋은 취지에 소비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상품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백 대표와 함께 하는 기업들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번 오뚜기의 오동통면 출시 소식에 누리꾼들은 "갓종원+갓뚜기 칭찬한다", "선한 영향력이다. 아무리 대기업 한정판 제품이지만 이 제품을 위해 필름도 새로 디자인해야 하고 정말 판매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이런 시도 참 멋지다", "홍보라고 할지라도 보기 좋다" 등의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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