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했지만 완전히 안심하지 못해…재청구 가능성 有
이재용 "신사업 과감하게 도전"…공격적 경영행보 예상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 삼성 내부에서는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지만, 이 부회장이 올해 '뉴 삼성'을 내건 만큼 공격적인 경영행보도 기대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구속 면한 이재용,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오전 2시경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이 청구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청구된 최지영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의 구속영장도 기각처리 됐다.

이 부회장이 구속의 위기는 피했지만 삼성에서는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졌을 때에도 법원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재청구된 구속영장은 인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속영장의 재청구와 기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은 2일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 여부와 신병처리 방향에 대해 검찰의 외부 의견을 듣고 싶다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는 오는 11일 결정된다. 법조계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심의위 개최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변호인단과 함께 재판 가능성을 염두하고 이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날 영장 기각이 발표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 삼성' 밑그림, 본격적으로 움직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활동에는 우선 '사법 리스크' 작동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그의 경영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중국 시안 반도체사업장에 직접 방문하면서까지 임직원들에게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격적 투자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스마트폰 등 각 사업 분야에도 정면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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