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오늘 오후 4시 임단협 진행…무기한 파업 돌입하나
'기본급' 둘러싼 이견차, 코웨이 급여 업계 최저 수준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코웨이와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지부(이하 노조)가 9개월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이하 임단협)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결국 노조가 최후의 쟁의 수단인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노조는 임단협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지부가 9일 서울 코웨이 본사 앞에서 총파업출정식을 열었다. 노사는 현재 임단협을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지부가 9일 서울 코웨이 본사 앞에서 총파업출정식을 열었다. 노사는 현재 임단협을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끝까지 간다" 코웨이-노조, 팽팽한 줄다리기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지부는 9일 오후 1시 서울 코웨이 본사 앞에서 "생활임금 쟁취", "직군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생활가전 설치·수리기사(이하 CS닥터) 조합원들로 구성된 코웨이지부는 지난해부터 약 9개월 동안 본사와 임단협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양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부분은 '기본급'이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코웨이 CS닥터들의 급여는 동종업계 최저 수준이다. 코웨이는 설치 및 서비스처리 건수 200건을 기준으로 기본급 205만원을 제시하고 있으며 노조는 24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타 업계인 청호나이스 엔지니어는 월 160건 처리 기준 기본급 190만원, SK매직서비스 엔지니어는 월 190건 처리 기준 기본급 243만8000원이다. 처리건수와 기본급을 두고 비교했을 때 코웨이 CS닥터들의 급여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코웨이는 CS 닥터들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지만, 노조 측은 무늬만 정규직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쟁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코웨이 정규직 평균 연봉이 5108만원이지만 회사는 CS닥터를 이와 동등하게 대우할 생각이 없다"고 비난했다.

본사는 CS닥터들의 기본급 인상 요구에 대해 "CS닥터가 현재 받고 있는 지급액 대비 평균 36% 상승된 월 406만원 수준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본사가 제시한 월 406만원이 인센티브를 포함시켜 급여를 부풀려 보이게 하는 꼼수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회사가 내놓은 최저 기본급 205만원에서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로 406만원이 된다"며 개개인마다 결국 월급이 다르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도천 공동위원장은 이해선 대표이사를 향해서도 강하게 지탄했다. 이 위원장은 "이해선 대표이사와 넷마블은 지난 2월 매각이 잘 될 수 있도록 천막농성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다면 직접고용과 임단협 교섭에서 노동조합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매각이 완료되고 다시 그 자리에 오르니 얼마 전 약속했던 것을 잊어버리고 자본과 권력의 눈으로 노동자들을 바라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제공한 노동력에 대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고 직군 간 차별 철폐를 원한다"며 "이것은 정당한 요구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 투쟁을 통해 생활가전업계의 부당한 고용형태를 시정하기 위해 무기한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노조는 차량 60대로 코웨이 본사 건물을 돌며 차량시위도 벌였다. 각 차량에는 "고용불안 박살내고 가장답게 살고 싶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서울 코웨이 본사 앞에서 CS닥터 노조들의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가운데, 본사 건물에는 코웨이 측의 입장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서울 코웨이 본사 앞에서 CS닥터 노조들의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가운데, 본사 건물에는 코웨이 측의 입장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총파업출정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코웨이 본사 건물에는 'CS닥터님들께 호소합니다' 제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지난 120여일간 회사는 교섭을 통해 △설치·A/S 구분 없는 전원 원청 직접 고용 △실질소득 상승을 반영한 안정적인 임금체계 △차별없는 전사 공통 복지제도를 제안했다"며 "이제 그 결실을 맺어야 할 때다. 갈등과 불신보다는 상호 소통과 신뢰로 뉴 코웨이를 함께 만드는데 힘을 모아달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한편 오후 4시부터 열리는 임단협은 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관계자는 "아마 밤 12시가 넘어서 마무리가 될 것 같다"며 "노조는 협상이 마무리되는 그 순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CS닥터 노조는 9일 총파업출정식을 연 후에 차량 60대와 함께 본사 건물을 도는 차량시위도 진행했다.
CS닥터 노조는 9일 총파업출정식을 연 후에 차량 60대와 함께 본사 건물을 도는 차량시위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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