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노조 "우본, 집배인력 재배치 꼼수 아닌 정규인력 충원하라"
우정사업본부-우정노조 지난해 7월 인력증원 합의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열린 '일방적 집배인력 재배치 철회 및 인력 구조조정 저지' 기자회견에서 최승묵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 하고있다.
17일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열린 '일방적 집배인력 재배치 철회 및 인력 구조조정 저지' 기자회견에서 최승묵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 하고있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집배원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가운데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인력 재배치와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어 반발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조원들은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일방적 집배인력 재배치를 철회하고 정규인력을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해 사측인 우정사업본부와 인력을 충원할 것을 약속했지만 사측은 이를 지키지 않고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우정사업본부는 인력증원을 요구하며 사상 첫 총파업을 예고했던 전국우정노동조합의 요구안을 받아들여 위탁 택배원 750명을 포함해 900여명 증원안에 합의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정사업본부가 근로기준법개정에 따라 사업장별 주 52시간이 법적·사회적으로 강제되자 인력충원이 아닌 △인력재배치 △결위인원 미충원 △강제 유연근무 및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인력 증원을 하는 대신 집배원을 재배치해 스스로 노동강도를 높이고 시간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사업장별 주 52시간이 법적·사회적으로 강제되자 우본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인력 재배치 및 결위인원 미충원은 집배원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정규인력을 증원하겠다는 우정본부의 약속이 파기된 것이라고 했다.

조병일 경인지역 본부장은 "당초 우정사업본부가 1월 22일자로 경인지방청 관할 우체국 36개국의 159명 채용계획을 냈으나, 3월말 채용보류 후 무리한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집배원들은 늘어나는 택배물량과 우편물 종류의 다양화에 더해 자가격리자에 대한 법무부의 등기배송 업무까지 근로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우본이 정규집배원 퇴직분 충원과 인력증원 대신 특수고용 신분인 위탁택배원이나 농어촌 소포전담 비정규직으로 대체해놓거나 아예 충원하지 않고 감원시키고 있어 집배원들의 불안감과 노동강도가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 최승묵 위원장은 "작년 7월 총파업 철회 이후, 정규인력을 감축시키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력재배치라는 허울로 인력감축과 현장의 결원을 정규인력 채용으로 채우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정한 인력 충원 없이 마른수건 쥐어짜듯하는 우정사업본부는 각 청의 노동조건을 준수하고 현장 결원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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