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사외이사, 총수일가 측근 대부업체에 겸직
독립성 없는 내부인사…지배구조 문제 발생 가능성 ↑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불닭볶음면'으로 국내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그룹에 또다시 경영투명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의 부부 횡령 사건으로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는 가운데, 사외이사 마저 독립성에서 벗어나 지적이 일고 있는 모양새다. 

오너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양식품그룹이 사내이사 독립성 지적도 받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오너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양식품그룹이 사내이사 독립성 지적도 받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19일 <일요신문>에 따르면, 삼양식품 사외이사 A씨는 '테라윈자산대부'라는 국내 대부업체 사내이사로 선임돼 겸직을 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겸직이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테라윈자산대부가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심모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심 대표는 테라윈프린팅 대표로도 역임하고 있는데 해당 기업은 이미 삼양식품 총수일가의 자금줄을 대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한 차례 휘말린 바 있다. 테라윈프린팅은 삼양식품의 포장부문 사업을 분리해 만들어진 기업인데,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업분야를 별도로 분리한다는 것이 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사외이사 A씨와 심모 대표, 그리고 나아가 삼양식품 관계 가운데 독립성은 무너지고 있다. 사외이사의 경우 최대한 오너일가와 연관성이 없는 인사로 영입돼 오너일가의 독단경영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삼양식품 내의 견제 장치가 무너졌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지난 3월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발표한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 D등급을 받았었다. 

이는 곧 오너리스크로 불거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미 삼양식품의 전인장 회장은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올해 1월 징역 3년형을 확정 받았다. 김정수 전 대표이사도 자신을 삼양식품 페이퍼컴퍼니 직원으로 속여 매달 4000만원 월급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경영진에서 물러났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아는 내용이 없다"며 독립성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삼양식품은 현재 오너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연결 기준)에는 매출 1563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기록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7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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