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딜리플레이트·딜리타워 등 선보여
'언택트' 소비에 외식업계 대안책으로 등장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로봇산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존 배달사업에서 벗어나, 배달업계 전반적인 흐름을 우아한형제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함께 국내 로봇산업 활성화까지 주력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내놓은 배달로봇 딜리플레이트, 딜리타워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우아한형제들 '딜리플레이트'가 국내 외식업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딜리플레이트'가 국내 외식업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매장 안 종업원 대신 '서빙로봇'

25일 서울에 위치한 한 음식 매장 안에는 서빙로봇(딜리플레이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매장 직원은 테이블 위에 놓여진 그릇들을 정리하고 딜리플레이트에 올려놓자, 딜리플레이트는 그대로 주방 앞으로 움직인다.

이 매장은 우아한형제들의 딜리플레이트를 도입한 곳으로, 매장 내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고객들에게 서빙되는 온 과정을 로봇 시스템에 맞춰 운영된다. 음식을 주문할 때 손님들은 각자 자리에 놓여있는 QR코드를 배달의민족 어플에 접속해 찍은 후,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한다. 그러자 딜리플레이트가 주문한 음료와 음식들을 갖고 온다.

서빙로봇인 '딜리플레이트'는 지난 2019년 최초로 민간 식당에 공급되면서 운영되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6월 기준 전국 68개 매장에 85대의 로봇이 공급됐다.

사업 초창기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판매가 집중됐으나 지방 소재 식당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방의 경우 종업원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데 딜리플레이트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청초수물회앤섭국'은 지난해 12월 딜리플레이트 4대를 도입했다. 경남 창원 중식당 '금화'에도 1대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딜리플레이트의 반응은 좋다. 특히 종업원들과 점주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 직원은 "무거운 그릇을 끊임없이 나르는 일을 딜리플레이트가 대신해 좋다"며 "직원들은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고객응대 서비스 질이 높아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생존위기를 겪으면서 딜리플레이트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면서 딜리플레이트가 그 대안책으로 떠오르게 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실내 자율주행 층간이동 배달로봇인 '딜리타워'를 시범운영했다.(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실내 자율주행 층간이동 배달로봇인 '딜리타워'를 시범운영했다.(사진-우아한형제들)

"커피 주문시키면 로봇이 배달갑니다"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딜리타워'에도 시험 서비스를 진행하며 새로운 아이템을 구축하고 있다. 딜리타워는 딜리가 자동문이나 엘레베이터와 연동을 통해 건물 내에서 스스로 움직이게 돼 음식이나 물건을 배달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만약 7층 직원이 1층에 위치한 사내 커피숍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딜리타워가 7층까지 배달을 해주는 시스템인 것이다.

딜리타워를 통해 점주나 주문자는 배달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존에는 카페에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에게만 음료가 판매됐는데 딜리타워가 있으면 건물 안에 있는 전직원이 타겟고객이 된다"며 "매출도 증대되고 편리성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결과로 우아한형제들은 본사에서 지난 5월 11일부터 5일간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기간 동안 94건의 주문과 255잔을 딜리타워를 통해 판매·배달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이 로봇에 주력하게 된 것은 무엇일까. 우아한형제들은 "지금처럼 라이더들이 모든 것을 배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람이 하지 않고 로봇이 서비스를 할 때 안전하고 편리한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움직임으로 우아한형제들은 LG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와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11월까지 국내 외식업장에 특화된 서빙로봇 솔루션을 개발하고, 우아한형제들의 로봇렌탈사업에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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