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쟁의행위 투표 79.8% '찬성'…파업 예고
"대한민국 동행세일 한창인 시점에…안타깝다"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홈플러스 노사가 임금 단체 협상을 두고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조 측은 임단협 결렬 후 쟁의 행위 투표를 통해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재확산되고 있는 시기에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해 사측은 유감스러운 입장이다.

홈플러스 노조가 쟁의행위 투표 결과, 79,8%의 찬성표를 얻어 조만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노조가 쟁의행위 투표 결과, 79,8%의 찬성표를 얻어 조만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3일 홈플러스민주노조연대에 따르면, 노조가 실시한 쟁의행위 투표에서 79.8%의 찬성표가 나왔다. 투표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2020년 임단협 투쟁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이뤄졌으며, 조합원 4973명 중 4654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추후 논의 과정을 거쳐 파업에 돌입할 것을 밝혔다.

특히 본격적인 파업에 앞서 오는 4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서울시가 4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 대회와 사전 대회에 대해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종로 일대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그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조는 6일부터 쟁의 지침 1호에 따라 전 조합원 등 벽보를 달고 근무하기, 매장 투쟁과 선전전, 간부파업·기습파업·부분파업 등 다양하게 쟁의행위를 벌여나갈 것을 선포했다.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 4월 23일부터 7차례에 걸쳐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지속되는 갈등으로 중앙노동위원회의의 중재로 지난달 29일 최종 협상 테이블에 양측이 앉았지만, 이마저도 결렬됐다.

주요 핵심은 임금 인상폭이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임금 18.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시급 1만원 꼴이다. 사측은 "노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놓인 회사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3700억원 규모의 임금요구 8개안과 128개의 단협안을 요구했다"며 "단 하나의 조항도 논의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일괄타결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교섭의의미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반박했다.

사측의 주장대로, 현재 홈플러스는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망이 침체되고 있어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가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동행세일'도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소비 진작을 위해 마련됐다. 동행세일은 7월 8일까지 2주간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온 힘을 쏟아야 할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노조와의 갈등으로 난항이 생긴 것이다. 사측은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한창인 이 시점에 고객의 쇼핑에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노조가 집회를 예고한 이번 주말의 경우 동행세일 기간 총 3회의 주말 중 유일하게 의무휴업일이 없는 주말이다.

그러면서 사측은 노조들의 찬성률이 역대 최저치인 점을 꼬집어 비난했다. 사측은 "통상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는 100%에 육박하는 90%대의 찬성률을 보이는데 반해 이번 찬성률은 홈플러스 노조 설립 이래 역대 최저치인 79.8%에 불과하다"며 "역으로 말하면 20% 이상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이 때에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사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도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에 따라 예정된 집회를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당사 노조는 여전히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제발 직원들을 선동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사지로 몰지 말라"고 강력 촉구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