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스타항공, 첨예한 내부갈등 발생
양사 인수합병, 무사히 성사될 가능성은?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통보한 계약 종결 시한이 오늘로 다가왔다. 그동안 양사가 경영 폭로까지 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가운데, 오늘 과연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만약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대해 계약파기를 선언할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스타항공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지속적으로 인수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지속적으로 인수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던졌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3월 2일 이후 쌓인 미지급금은 체불금액 260억원을 포함해 무려 17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미지급금 금액을 시한 내에 해결하기 위해 리스료와 유류비 등에 대해 업체와 협상을 벌이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을 마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의 매출은 거의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두고 경영 간섭 등의 폭로까지 하면서 긴장감이 돈 가운데, 하루 전부터 미묘한 감정 변화가 나타났다. 

제주항공이 14일 "이스타항공이 인수 종결을 위한 선결 조건과 미지급금을 해결한 시한이 15일 자정까지로 돼 있다"며 "15일 기준을 넘긴다고 해서 계약이 바로 파기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다. 양사의 계약이 자동파기되는 것이 아닌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을 시 파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도 제주항공에 대화를 제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해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결정한다면, 임금 삭감과 체불임금 반납 등에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정부까지 나선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양사의 인수합병 성사를 한 차례 촉구했으며, 고용노동부도 지난 8일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10일에는 제주항공과 면담을 실시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92억원,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041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때문에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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