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AIA 등 도입, 필수·생존전략으로 부상

신한생명·오렌리라이프생명 사옥<사잔:각사 홈페이지>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애자일(agile·민첩한) 운영방식을 도입하며,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자일이 보험사들의 생존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향후 도입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15일 '디지털종합손해보험사' 전환을 위한 전략 실행 조직 운영을 위해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개편으로 '디지털본부'가 신설돼 디지털 전략을 수립, 실행하고 상품·업무와 영업조직의 분리를 통한 기존 사업의 수익성 중심 운영 강화, 공동 업무 대응을 위한 부서별 기능 조정 등이 이뤄졌다.

디지털본부에는 디지털전략팀, 디지털추진팀 등 상설 3팀 및 프로젝트별 Agile Squad가 운영되며, 디지털 시너지 강화를 위해 ICT전략팀도 신설됐다. 보상조직 효율화를 위한 보상부 통합, 센터 편제 변경 등도 이뤄졌다.

사업총괄은 김재영 부사장이 맡으며 디지털 본부는 부사장 직속으로 운영된다. 기존보다 6팀이 늘어, 체제도 1총괄, 5본부, 4실/부, 31팀, 5보상부로 운영된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손님에게 디지털로 새롭게, 혁신적인 신생활보험 플랫폼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업무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지난 6일 오렌지라이프와 통합 1주년을 앞두고 양사의 조직과 문화를 선제적으로 융합하기 위해 NewLife 애자일 방식을 적용한 '고객전략그룹'을 신설했다.

지난 30년간 유지해온 '영업중심'체계를 '고객중심'체계로 전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혁신적으로 고객가치를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고객전략그룹은 애자일 조직형태로 운영해 부서 간 경계를 없애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가 수행된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통합 보험사를 만들기 위해 오렌지라이프에 강점이 있는 애자일 조직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신한생명의 애자일 조직은 다양한 팀(챕터) 구성원들이 공통된 목표 달성을 위해 자율적인 방식으로 신속하게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파티션을 없애고 사무 환경도 개선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오렌지라이프와의 화학적 통합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애자일 조직을 확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보험사도 적극적이다.

AIA생명은 17일 기업용 소셜미디어 서비스 워크플레이스(Workplace)를 기반으로 하는 사내 디지털 소통 플랫폼을 신설했다.

이 플랫폼은 모든 구성원이 직급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게재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채널이다. 기존에는 신상품 출시, 사업 전략과 같은 회사 소식을 임원이나 상급자가 구성원에게 차례로 설명하는 방식이었다면, 플랫폼 개설로 모든 임직원이 동시에 수평적으로 같은 정보를 전달받아 투명성과 신속성이 크게 향상된다.

금융연구원 이석호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전에 없던 상품 개발 및 경영방식 변화의 필연성으로 인한 생존전략으로 애자일 운영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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