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 '소비 트렌드' 발표
언택트·홈코노미·건강안전 중시 등 변화

코로나19가 준 유통업계의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은 우울감과 무기력증까지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코로나 블루(blue)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이를 어떻게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해당 내용은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 트렌드’ 자료를 통해 정리됐다.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도래함으로 나타난 5가지의 소비형태를 분석해봤다.(사진-연합뉴스)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도래함으로 나타난 5가지의 소비형태를 분석해봤다.(사진-연합뉴스)

온라인으로 모두 'OK'…집에서 모든 소비 누려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나타난 소비 형태는 ‘언택트’였다. 비대면, 비접촉 소비형태가 증가하면서 이는 곧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가 됐다. 특히 온라인 시장이 2030대에 소비자층이 집중돼 있었다면, 코로나19로 5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대거 신규로 진입 됐다.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

이경희 소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신규 이용자가 지난해에는 12.8%에 불과했지만 올해 24.5%로 12%p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줄어들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게 될 경우 지속적인 가입자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비대면 소비형태로 음식 배달서비스는 큰 수혜를 얻었다. 코로나19로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음식점 방문 손님이 급감하면서 음식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했다. 

이 소장은 “최근에는 음식 뿐 아니라 도서, 세탁물까지 배달 가능하면서 비대면 생활 서비스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한번 이용한 소비자들은 편의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수혜 분야는?...건강·가정용품 성장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홈코노미 현상과 집꾸미기 취미 생활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건강한 식재료로 ‘집밥’을 해 먹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또한 오랜 시간 집에 있으면서 이전에 하지 못했던 리모델링, 가구수리 등을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백화점 주요3사 월별 가정용품 매출 신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1월에만 해도 가정용품의 매출 신장률이 2.5%에 불과했지만 5월에는 18.4%로 약 9배 가량 폭등했다.

가구업계도 코로나19 수혜를 봤다. 한샘은 리모델링 전문 사업 ‘리하우스’를 통해 2분기 매출 51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9%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72.3% 높아진 230억원을 거뒀다.

가구업계뿐 아니라 면연력 건강기능식품 회사도 성장이 예상된다. 온 국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에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장은 뉴트리, 종근당바이오, 서흥, 콜마비앤에이치 등 건강기능 관련 기업들이 2분기에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보복 심리’도 큰 화제가 됐다. 백화점 명품 매출 비중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까지 백화점 상품군별 명품 비중이 23.3%에 불과했지만 올해 5월 29.3%로 올랐다.

이 소장은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물리적 생존’이나 ‘정신적 위안감’을 얻을 수 있는 소비로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경희 소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나타난 유통시장의 변화를 통해 또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및 프로모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창고형매장과 초저가매장, 유기농매장 등이 뜨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지 재그룹핑을 해봐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심리를 만족시키는 소비형태를 찾아간다면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1일 대한상의가 개최한 '2020 신유통트렌드와 혁신성장 웨비나'에서 이경희 소장이 발제를 맡아 발표를 했었다.
지난 21일 대한상의가 개최한 '2020 신유통트렌드와 혁신성장 웨비나'에서 이경희 소장이 발제를 맡아 발표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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