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극대화 목적 먹튀논란, 고용승계엔 "나몰라라" 지적도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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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외국계기업들이 한국법인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으며, 여러 폐단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은미·류호정의원 주최로 2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다국적 기업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금융노조 김동수 수석부위원장은 금융권 외국계기업의 과제와 대책으로 "2005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매각된 SC제일은행은 SC그룹의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인한 비효율적 조직개편이 반복되고 있어 고객과 조합원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권 외국계기업에 공통적으로 세그먼트(부분)조직의 폐단이 있다고 했다.

하나의 은행임에도 글로벌·커머셜·리테일 뱅킹 등으로 분리 운영되고 있으며, 각 부분의 SC그룹 헤드가 한국 법인 은행장의 결정권을 넘어서는 경영개입을 하고 있는 상황. 이로인해 한국법인 전체의 수익성보다는 자신이 맡고 있는 부분의 수익성 제고에만 집중해 수익 극대화를 이루고자 혈안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부분 외국계기업들이 고액배당과 자산매각을 통한 국부유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주, 경영진, 노동자에 대한 적절한 배분 없이 주주만을 위한 고액배당이 이뤄지고 있어 끊임없는 먹튀 논란이 야기되고 있으며, 이는 노동착취로 이어져 노사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현재 SC제일은행도 고액배당으로 인해 노사간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곤경에 처한 수많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의 공공성 및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함에도 불구하고 SC그룹의 소극적 자세로 인해 그 역할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SC그룹의 영업점 축소 경영전략도 금융의 공공성 약화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고 했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은행거래가 늘면서 은행 영업점의 수익성, 생산성이 크게 저하된 상황이지만 은행의 공공성은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역할인 만큼 디지털에 취약한 계층이나 정보취약계층 고객을 위한 고려가 적다는 견해다.

김동수 수석부위원장은 "SC그룹본사가 한국법인인 SC제일은행의 특수성과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고 그룹 일관주의만 고수함으로써 SC제일은행은 금융기관으로써의 공공성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한국법인의 자산을 매각하고 고액배당을 통해 주주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외국계 기업의 경영행태는 심각한 국부유출이라는 측면에서 엄중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제약노조 김영북 위원장은 "외국계제약사는 한국법인의 대표가 최종결정권을 갖는 것이 아닌 글로벌 본사가 한국법인의 교섭상황 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결정권 및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자본 증식을 위해 인수·합병하거나 약품의 판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법인은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것. 직원들은 희망퇴직 등으로 사실상 해고되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본사에서도 각 국의 국내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는 만큼 국세청,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시정 조치 및 연계조사로 글로벌 본사의 지시들을 제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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