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산은 채권단 재실사 거부 결정에 반발
"계약 해제 시 금호아시아나에 책임"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건과 관련해 "계약해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금호아시아나에 있다"고 발표해 법적 책임이 현산에 있다는 것에 정면 반박에 나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6일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재실사에 대한 필요성과 진정성을 왜곡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제만을 주장하는 금호산업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앞서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제안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27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래 약 8개월 동안 기업결합 신고와 인수자금 조달 등 인수절차에 만전을 기해 왔다"면서 "매도인 측이 계약 불이행 책임을 인수인에 돌린 것에 크게 실망했으며, 매도인 측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가 매도인인 금호산업의 부실경영과 계약 불이행으로 초래된 것임에도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는 외면한 채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데만 애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금호산업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사상 최대 적자로 임직원이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금호산업은 120억원에 달하는 연간 상표권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데다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서도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 부담을 전가했다"며 "이는 금호산업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실사 기간인 7주 동안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불성실했다고 주장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해외의 항공전문 컨설팅회사를 총동원했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실사 기간 내내 제한적인 자료만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 임원진에게 항의 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항공이 제공한 자료 가운데 주요 부분은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어 실사가 무의미할 정도였다"면서 "계열사와 관련된 자료는 거의 제공되지 않아 관련해 실사를 진행할 수 없었으며, 실사 기간 내내 제공하지 않던 주요 자료 대부분은 협상 완료일에 임박해서야 온라인자료실에 쏟아붓듯 제공됐다"고 말했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합병(M&A)이 종결 되지 않을 경우 책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사가 책임 있는 자세로 인수합병(M&A)에 임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재실사도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사는 계약금 2500억원을 지급함으로써 이미 인수의사를 충분히 밝힌 바 있고, 이후에도 수십차례 공문을 보내 매도인 측에 인수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인수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채권단을 향해 "진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원한다면 매도인의 근거도 없고 실익도 없는 계약 파기주장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HDC현대산업개발과 같은 시각으로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며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3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12주간의 재실사를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정성은 없으면서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하고자하는 의도가 아닌지 판단하고 있다"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산이 인수ㆍ합병(M&A) 과정 동안 7주간 충분한 실사와 6개월 인수 활동 기간을 가졌음에도 통상적인 M&A 절차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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