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알리코제약 등 주가상승 틈타 시세차익 실현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제약·바이오 주가의 고공 행진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한 기업의 대주주들도 주식을 매도해 눈길을 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일제약은 한 달만에(6월 30일~7월 23일) 1만 3900원이었던 주가가 5만 8100원으로 300%이상 급상승했다.

회사의 주가가 고공상승한 이유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주로 거론되면서 부터다. 지난 6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덱사메타손(면역억제 및 항염작용을 나타내는 호르몬제)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3분의 1가량 낮춰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근엔 일본 정부도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기도 했다.

부신피질 호르몬제 덱사메타손정을 알약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신일제약은 7월 24일 주가 급증에 따른 단기과열종목에 지정돼 주식거래가 정지, 27일 급락세로 전환돼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주가급락의 원인으로는 신일제약 오너 일가가 집중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일제약 오너 일가는 이 기간 지분 2.85%, 약 135억원 어치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달 21일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의 형인 홍성국 전 대표가 주식 8만2000주를 매도했으며, 홍 회장의 동생 홍승통 씨도 지난 20일과 23일 총 5만주를 매도했다. 홍 회장의 부인인 신건희 씨도 주식을 매도해 약 16억원 가량을 챙겼다. 홍 회장의 세 자녀인 청희·자윤·영림씨도 각각 8000주, 6000주, 1만1600주를 장내 매도했으며, 홍현기 신일제약 상무도 주식을 3만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신일제약 주주 게시판에는 주가 상승 국면에서 대주주가 주식을 매도한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는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알리코제약도 최대주주 이항구 대표가 두달새(6~7월) 장외 및 장내매도를 통해 93억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함으로써 회사 지분율이 5%이상(38.99→33.95%) 낮아졌다.

알리코제약 주가는 3월 7000원대 였지만 7월 말 1만5300원까지 올라 4개월새 2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7월 이 대표는 72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 대표는 6월(17·19·23일)에도 각각 4만828주, 9만4172주, 5000주를 장내매도해 21억원 어치를 처분했었다. 이 대표 역시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위해 주식을 처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대주주의 행보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들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제약·바이오가 2B(BIO·Battery)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어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신약개발은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분명한 호재이지만 절차 및 기간이 오래 걸리는 사안인 만큼 대주주들의 주식 처분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