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고용안정 보장 없는 졸속매각 지적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 이진한 JT저축은행 지회장(왼쪽 네번째)이 10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 이진한 JT저축은행 지회장(왼쪽 네번째)이 10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J트러스트는 밀실매각을 중단하고 JT저축은행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하라”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 이진한 JT저축은행 지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J트러스트의 JT저축은행 매각은 대한민국 서민들의 예금으로 자금을 모아 최대의 이윤을 내고 해외로 자금을 유출하는 전형적인 먹튀 행각”이라며 “금융당국은 JT저축은행 먹튀를 절대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일본계 금융자본 J트러스트는 지난 6월 24일 JT저축은행 매각을 발표했다. 2015년 SC저축은행을 약 500억 원에 인수한 지 불과 5년 만에 재매각에 나선 것.

이 지회장은 JT저축은행이 노조탄압과 구조조정을 자행하려는 자본에게 또다시 재매각된다면, 그것은 오로지 금융당국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J트러스트는 3배 가까운 막대한 매각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회사측은 더 큰 성장발전을 위한 매각이라고 하지만 J트러스트가 그동안 투자한 동남아시아권 은행의 부실을 메우기 위함임이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이 지회장은 J트러스트가 그동안 국내 저축은행을 운영하면서 업계 최저 수준의 저임금정책으로 일관해왔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전체의 30%이상을 비정규노동자로 채용해온데다, 과도한 성과주의로 노동력을 착취해왔는 것. 타 저축은행보다 높은 이직률도 그만큼 JT저축은행의 노동조건이 열악하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특히 사측이 노동자들의 피와 땀은 외면한 채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공식선거에 의해 선출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조차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가 하면, 노사간 협의조항을 무시하고 오직 대주주와 매각주관사만이 정보를 독점한 채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매각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지회장은 “금융회사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따라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 심사에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관련된 항목이 제외돼 있었다”며 “J트러스트는 지금이라도 밀실매각을 중단하고 JT저축은행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강은미·류호정 의원(정의당)은 지난달 다국적기업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안 등을 조명하고 이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었다.  

류호정 의원실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의 NCP(OECD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준수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노조 등과 NCP의 효율적인 운영 등을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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