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택배없는날' 지정…주요 택배사 4곳 휴무
"첫 휴가에 의미"…택배사, 휴가 대비 체계 갖춰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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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택배없는날' 지정으로 택배기사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휴가를 갖게 됐다. 하지만 휴가 이후 과중한 택배 물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주요 택배사들이 '택배없는날'지정으로 휴무에 돌입한다. 1992년 택배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8년만의 휴가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물량은 30%이상 증가해 택배기사들의 업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일회성 휴가 지정이 택배기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 기사들은 숙제를 미룬다고 숙제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쉬고 난 다음날은 오히려 업무가 더 힘들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택배 물량이 하루 쉬고 돌아오면 쉰 만큼의 업무가 더해져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택배업계는 14일 쉬더라도 업무 폭증을 우려해 정부가 정한 임시공휴일(8월 17일)을 쉬지 않기로 했다.

모든 택배기사가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쿠팡이나 SSG닷컴, 마켓컬리 등 배달기사를 직고용하는 업체들에 소속된 기사들은 14일에 정상 근무한다. 우체국 또한 위탁배달원만 휴가이고, 집배원들은 근무한다.

택배 노조는 택배기사 휴무 첫 단추를 끼웠다는 자체로 의미가 크다는 반응이다. 다만 택배 물량 적체 문제도 무시할 수 없어 법제화 등을 통해 정기적 휴일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택배없는 날 취지는 배달하는 분들만 쉰다는 개념이 아니라 배송과 관련된 인원이 코로나19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라며 "접수 체계부터 미리 택배없는날의 취지에 맞도록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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