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구조조정 명단 발표후 내달 해고 계획
직원 1천300명중 700명 내외 감원 …희망퇴직도 함께 추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기자회견 모습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기자회견 모습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이후 재매각 추진에 나선 이스타항공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으로 몸집줄이기에 나선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구조조정 명단을 이달 31일에 확정해 내달 30일 해고 할 계획이다. 동시에 희망퇴직 신청도 받는다. 희망퇴직자는 향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에 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직원들에게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재취업 지원서비스 신청을 하라는 안내문도 공지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현재 남아있는 직원 1300여명 가운데 700명 내외로 보고있다. 나머지는 재고용을 전제로 정리해고 하는 방안이다. 사측은 지난 18일 근로자 대표와 조종사 노조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이스타항공이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데는 이번 재매각이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성사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최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 2곳과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중이더라도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당장 국내선 운항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공기는 5∼7대 규모로 운용하고 나머지 10여대는 반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에 남아있는 직원 대부분이 회사 정상화만 바라보고 체불임금도 받지 못하고 기다렸는데, 이대로 나가면 그동안의 밀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하고 있다.

정리해고 시 정부로부터 실업급여와 소액체당금 명목으로 체불임금의 일부를 보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소액체당금 지급 한도는 최대 1000만원이라 밀린 임금을 받는 것보다 적은 액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 한 직원은 "여태까지 회사가 정상화 되기만을 기다렸는데 결과가 구조조정이라니 당혹스럽다"며 "그동안 쌓인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받지도 못하고 짐 싸서 나가야 되는 상황" 이라고 반발했다.

조종사노조 또한 서버비를 내지 못해 회사 인사 시스템이 다운된 상황에서 700명이 넘는 정리해고 명단을 어떻게 정하겠다는 것인지 공정한 시스템이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명단 등은 논의 중"이라며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 기준은 과거 진행했던 자료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 추진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올해 초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60%만 지급했고 3월부터는 전 노선 셧다운에 들어가며 전혀 받지 못한 것이다. 알려진 체불임금 규모만 280억원에 달한다. 앞서 희망퇴직한 직원들에게는 보상금과 퇴직금조차 제때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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