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사진 고바이오랩)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사진 고바이오랩)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환자의 장에 부족한 미생물을 투약해 장 속 미생물 생태계를 뒤바꾸는 개념이다. 인체에서 공생하는 미생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신약 후보물질에 비해 안전성 우려가 적지만, 아직 상용화된 것은 없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의 선구자로 불리우는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를 만나 마이크로바이옴의 비전과 현황 등을 들어봤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장내 미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몸에는 인간의 세포보다 더 많은 300만개 이상의 유전자(미생물)가 있고 그들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를 치료제로 상용화 시키기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연구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2000년대 초 미국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가 태동돼 치료 및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의 발전단계는 당시 예상보다 못 미치고 있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고바이오랩 만의 특화된 신약개발 플랫폼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혁신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문 기업으로 자가면역질환 및 대사질환 등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분야 중심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자사만의 신약개발 플랫폼 스마티옴(SMARTiome)을 구축하고 있다. 스마티옴은 10년 이상 축적한 한국인 3000명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인 ‘백스데이터’, 5000여종의 미생물 후보군을 확보한 ‘백스뱅크’, 마이크로바이옴 임상 데이터 분석·평가 시스템인 ‘백스플로어’ 등 3가지 기술로 이뤄져 있다. 이를 활용하면 새로운 후보물질을 계속 발굴할 수 있다. 하나의 파이프라인 만이 아니라 아토피성 피부염,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면역계 질환으로 파이프라인 확장도 가능하다.

상장을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현재 기술성 평가에서 인정받은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FDA로 부터 임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는데...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선 치료제 ‘KBLP-001’의 임상 2상 시험 계획(IND)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 14일 최종 승인 받았다.
이 임상시험은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중등도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KBLP-001의 안전성과 유효성 및 약물의 적정 투여 용량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KBLP-001을 12주간 저용량과 고용량에서 투여해 위약 대비 안전성과 유효성 및 적정 투여 용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KBLP-001투여에 따른 건선의 증상 개선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PASI score(건선 중증도 지수)를 측정하게 된다. 또한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화학적 검사와 활력징후 및 혈액검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KBLP-001은 면역 피부질환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세포실험과 실험 동물 모델에서 피부면역 과민 반응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지난 해 9월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 받고 그 해 10월에 투약을 시작해 올 해 초 임상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이번 임상 승인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한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본격적인 선두 경쟁의 단계로 들어섰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앞으로의 개발 방향은 어떨 것으로 보는지?
현재까지의 연구가 마이크로바이옴의 인과관계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산업 측면의 연구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의 세레스사가 개발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임상 3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발표해, 내년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최초 신약이 나올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으로 임상 3상 단계에 이른 곳이 4곳에 불과한 아직 미개척 분야인 만큼 국가차원의 지원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만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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