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설립 신설법인에 사업 양도
송현동부지·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진행中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대한항공이 '알짜사업''으로 꼽히는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을 매각하면서 유동성 위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2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기내식기판(기내식·기내면세점 등) 사업본부를 9906억원에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이후 한앤컴퍼니가 설립할 신설법인에 사업을 양도하고, 신설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기내식 사업 매각까지 성사시키면서 유동성 위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자사의 기내식과 기내면세품의 안정적 공급과 양질의 서비스 수준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퇴직금 등을 제외한 뒤 최종 양수도대금이 정해지게 되는 데다 신설법인에 필요한 금액을 고려하면 실제 이번 계약으로 대한항공이 마련하는 현금은 8000억원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거래종결일 전에 신설법인과 기내식 공급 및 기내면세품판매 계약을 체결해 종결까지 약 2~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기내식기판 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실사와 협의 과정을 거쳤다.

기내식기판 사업본부는 연 매출 규모가 2천억원이 넘는 알짜 사업부 중 하나로, 내부적으로는 코로나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 곧바로 매출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부문이어서 실적 회복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대한항공과 한앤컴퍼니는 이번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신설법인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긴밀히 상호 협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내식기판 사업부문 매각에 내부 반발이 심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다. 

대한항공 노조는 기내식기판 사업부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주까지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여왔으며 최근 기내식기판 사업부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이날 이사회장 앞에서 릴레이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여러 자구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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