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직원, 부당 업무환경 호소하며 노조 출범
요거트 브랜드 '리틀리케', 표절로 운영 중단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커머스 업계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위메프는 잇따른 잡음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직원들이 부당업무와 부당대우를 호소하며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한편, 자회사 인벤터스의 요거트 브랜드가 표절 논란으로 철수라는 곤혹을 치르게 됐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메프지회가 지난 15일 설립됐다.(사진-노조 제공)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메프지회가 지난 15일 설립됐다.(사진-노조 제공)

노조 "안정감 가지고 회사 다닐 수 없다" 호소

지난 15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메프지회(박성규 지회장)가 설립됐다. 이들은 위메프 소속 직원들로 구성, 부당한 업무환경을 꼬집고 개선을 촉구하는데 적극 나섰다.

노조는 설립선언문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바뀌는 업무지시, 숨 돌릴 틈 없는 촉박한 업무 일정과 구체적인 계획 없이 전달되는 업무, 퇴근한 후에도 우리의 고통은 멈추지 않는다"며 "불명확하고 체계 없는 업무지시와 탑 다운 방식의 업무 전달 관행을 벗어나 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성장을 위한 교육 체계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개인의 발전과 조직의 성장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갑작스럽고 자주 이루어지는 조직 개편, 회사 사정에 따라 개인의 의견은 무시된다"며 "지금 이대로의 경영방식은 조직원이 안정감을 가지고 회사를 다닐 수 없는 환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위메프를 향해 △불합리한 업무지시 △끝없이 이어지는 부당한 대우 등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위메프 자회사 인벤터스의 '리틀리케'가 표절 문제로 철수한다.(사진-인벤터스 홈페이지)
위메프 자회사 인벤터스의 '리틀리케'가 표절 문제로 철수한다.(사진-인벤터스 홈페이지)

인벤터스 '리틀리케' 요거트, 표절 논란으로 철수 行

디자인 표절 논란에도 휘말렸다. 위메프 자회사 인벤터스의 요거트 브랜드 '리틀리케'가 미국 인기 요거트 브랜드인 '시기스'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디자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은 것이다.

인벤터스는 논란 끝에 지난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 판매 중단의사를 밝히고, 요거트는 18일, 토핑과 굿즈 판매는 25일을 끝으로 종료한다. 

인벤터스는 위메프가 지난해 신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8개 자회사 중 하나였지만 부끄러운 철수를 하게 됐다. 인벤터스의 리틀리케는 지난 3월 출시돼 아이슬란드식 전통 요거트 브랜드로 많은 인기를 얻어왔다.

위메프는 소비자 게시판을 통해 "이번 일을 반성하고 교훈 삼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박은상 대표, 건강상 휴직…기강 흔들

업계에서는 위메프의 지속되는 논란에 대해 오너 부재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지난 6월 한 달간의 안식휴가로 자리를 비운 후, 7월부터 건강이 악화돼 휴직상태다. 박 대표가 자리를 비운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대표이사 자리는 지난달부터 하송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안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부사장은 지난달 말 간부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최근 내부 지표 및 외부 조사기관 등에서 집계된 수치를 보면 회사의 (경영지표) 숫자들이 2017년 수준으로 퇴보해 참담하다"며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향후 3~4개월간 초심으로 돌아가 가격을 1순위로 내세워 위메프의 본 모습을 되찾으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배송사업 발전과 추석연휴까지 겹치면서 이커머스는 물량과 가격에 모두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위메프가 어떻게 상황극복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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