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폐업 소상공인에게 50만원 지급 '논란'
"50만원으로 무엇하냐…폐업 소상공인 대책 없어"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밤낮없이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한 댓가가 폐업이라는 것이 너무하다고 생각듭니다. 지금 울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 '흑돈연가'를 운영해왔던 손원주 씨가 18일을 끝으로 폐업하기로 결정하면서 울분을 토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월세마저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폐업하게 된 것이다.

18일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 '흑돈연가'를 운영했던 소상공인 손원주 씨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으며 가게 문 앞에 폐업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18일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 '흑돈연가'를 운영했던 소상공인 손원주 씨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으며 가게 문 앞에 폐업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8일 서울 동작구에서 '폐업 소상공인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4차 추경안을 편성하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3조2000여억원 규모로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을 확정했다. 해당 자금은 집합금지업종에 최대 200만원, 영업제한업종 150만원, 일반업종 연매출 4억원 이하로 한정해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주 골자다.

하지만 연합회는 이번 정부 발표에서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연합회는 "8월 16일 이후에 폐업한 소상공인에게만 50만원 준다는 것인데 폐업해서 생계가 경각에 달려있는 소상공인에게 50만원 가지고 무엇을 하라는 것이냐"며 "폐업 소상공인이 수만을 헤아리는데 이들에게는 한푼도 안준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올해 코로나19로 폐업한 소상공인들도 참석해 현실을 토로했다. 소상공인들은 폐업에 내몰리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과도한 임대료를 지적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만두집을 운영하다 7월에 폐업한 A씨는 "건물주가 임대료라도 낮춰주면 좋은데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니 소상공인에게는 죽으라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실태조사가 돼 서민들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관악구에서 파스타집을 운영했던 B씨는 "우리가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깎아달라는 상황도 안되고, 만약에 깎더라도 재계약이 어려워 가게 운영을 이어갈 수 없다"며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고 월세는 계속 올라 도저히 운영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오늘 부로 올해 폐업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민원을 취합하는 '폐업 소상공인 민원 센터'를 소상공인연합회 내에 설치한다. 폐업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정부 대책을 지속적으로 촉구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연합회는 "소상공인들에게 최소한의 복지를 줄 수 있는 소상공인 복지법 제정을 위해 국회는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폐업 소상공인들의 편에 서서 진정 소상공인의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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