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민간은행 중기·소상공 대출 늘렸지만 국책은행은 줄어”
윤종원 기업은행장 “직원들도 대기업 대출 좋아하지 않아”

민병덕·김병욱 의원(사진-민병덕·김병욱 의원실)
민병덕·김병욱 의원(사진-민병덕·김병욱 의원실)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우리나라 대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기업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은행들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민병덕(민주당)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대상 국정감사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에게 “최근 10년간 국책은행과 민간은행의 대출추이를 분석해보면 산은과 기은이 대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은 크게 늘린 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대출은 소폭 늘린데 그쳤다”며 “최근 10년간 기은의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무려 294.3%였는데 반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82.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같은 기간 산은 역시 대기업 대출이 162.9% 증가하는 동안, 중소기업 대출은 65.5%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대표적인 시중은행인 국민·신한·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된 반면 중소, 중견 기업 지원에 힘써야할 국책은행들의 역할이 미흡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민 의원은 또 “산업은행의 작년 소상공인 대출 실적은 1553억으로, 시중은행 3곳의 소상공인 대출 평균치인 53조 2300억의 0.3%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10년전 실적인 3365억원보다 오히려 53.8% 감소했다”며 “중소기업은행의 10년간 소상공인 대출 증가액은 22조 4000억원으로, 국민은행 38조 7천억, 신한은행 26조 8천억, 우리은행 23조 보다 낮은 수준이었고, 증가율 역시 이들 시중은행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병욱 의원도 “정부가 지난 5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 등의 지원을 위한 기간산업 안정자금이 40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그동안 기안기금 신청기업은 아시아나항공 단 한 건이며, 집행액도 전혀 없었다”며 “기안기금은 산업 지원 성격이 강한데, 국책은행이 시중금리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지원 대상 폭이 좁으며, 별도의 성과관리지표조차 없는 것도 문제라는 것. 

하지만 은행장들의 입장은 달랐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본 행의 집계 결과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80%에 달하고 있어 법적 중소기업 대출 비중인 70%를 상회하고 있다”며 “직원들도 대기업 대출을 좋아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의원님께서)지적하신 부분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본행이 집계하고 있는 지난 5년간 자료에선 대기업 대출 비중이 오히려 줄었다”며 “의원님께서 갖고 계신 자료와 본 행의 집계자료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이 모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대기업들도 연구개발 비용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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