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00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에만 대출지원을 해 수익 창출에만 주력하고 있습니다.”

“00은행은 최근 5년간 주식투자 손상차손이 3조 5000억원에 달해 투자관리 개선이 요구됩니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책은행 대상 국정감사에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을 불러놓고 정무위원들이 질의한 내용들이다.

얼핏보면 문제될게 없는 질의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국책은행의 공공성을 간과한 모순(矛盾)된 지적이다.

풀어보면 “국책은행이면서 왜 수익성만 쫓고 있느냐?”라는 것이고, 후자는 “국책은행인데 왜 수익을 못 내고 있느냐?”라고 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모순의 일화는 유명하다. 중국 전국시대의 초(楚)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이 창은 예리하기로 어떤 방패라도 꿰뚫을 수가 있다”며 “이 방패는 견고해 어떤 창이나 칼로도 꿰뚫지 못한다”고 자랑하자. 어떤 사람이 "자네의 창으로 자네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하고 물었더니 상인은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책은행은 공공성이라는 특수성을 가지는 만큼 수익을 내서도 수익을 못 내도 지적당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정무위에선 국책은행으로써 수익을 못낸다는 지적과 국책은행인데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상임위 국정감사가 라임·옵티머스 펀드 의혹에 집중돼 환매중단으로 인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젠투, 디스커버리, 젠투, 이탈리아헬스케어, 아름드리펀드, 독일 헤리티지 등의 피해자 구제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정감사의 공공성이 배재된 채 라임·옵티머스와 관련된 정관계 로비의혹을 캐내는데 집중돼 정작 피해자 구제 방안에 대한 논의와 재발 방지 대책은 미진했다는 것이다.

모 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무위 국정감사장에 방문했을때 “대한민국 최고의 정무를 살피는 정무위 국정감사를 빛내기 위해 주 대표가 참석했다”고 치켜 세웠다.

모 의원의 말처럼 정무위 국정감사가 대한민국 최고로 불리기 위해선 국책은행과 국정감사의 공공성을 간과한 모순된 질의만이 아닌, 전체 사모펀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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