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원, 문정부 '낙하산' 선임 반대...공직자윤리법 위반 회추위원 책임 물어야"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58)이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됐다. 다음주 중 총회를 열고 찬반투표를 진행하면 정식으로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임된다.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이날 3차 회의를 갖고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 멤버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코리안리 등 6개 이사사 대표와 장동한 보험학회장, 성주호 리스크관리 학회장 등 외부 추천위원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정 이사장을 비롯해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 4명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하고 이날 투표를 통해 정 이사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정 이사장은 다음주 중 열리는 손보협회 총회에서 15개 회원사 대표들의 찬반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0개사 이상의 회원사가 참석해 과반(6개사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공식적으로 회장에 선임된다. 이변이 없는 한 정 이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원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재무부 금융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 감독정책과 과장, 금융위원회 기업재무개선지원단 과장,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제27대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제6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으며 다음달 1일로 임기를 마친다.

한편 금융소비자단체는 손해보험협회 차기회장에 한국거래소 정지원 이사장이 단독후보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날 "모피아 선임을 반대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비등함에도 불구하고 손보회장 후보추천위원회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문재인의 남자로서 문재인 정권의 낙하산인 모피아 정지원의 선임을 적극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금소연은 이번에 회추위가 청와대 낙하산인 정지원씨를 단독 후보로 지명한 것은 문재인정부 실세 중에 실세로 평가받고 있는 김상조 실장이 배경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금소연은 "정지원 씨는 과거 박근혜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에도 문재인정부에서도 여전히 모피아로 승승장구 하는 것은 그의 화려한 인맥과 수완으로 권력지향 행보로 수차례 낙하산을 꿰어차고 있다"고 밝혔다.

금소연은 공직자윤리법에는 공직자가 퇴직한 지 3년 안에 기존 자리와 관련이 있는 업무를 맡을 수 없음에도 정 이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을 강행한 것은 공직자윤리법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 법에 따른 '공직자'로 분류돼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손보협회 추천기준에는 퇴직공직자의 경우 취업제한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이의 명확한 확인 없이 무리하게 추천을 강행한 회추위원들에게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지원씨는 후보를 즉각 사퇴하고, 회추위는 보험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에 보험전문가를 선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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