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 당분간 지속 전망
친환경공약, 국내건설업계 위기이자 기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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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국내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건설업계는 바이든 당선인이 친환경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움에 따라 석유화학 플랜트 및 복합화력 발전소 사업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오르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 저금리에 기반을 둔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하고 오는 2023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연준의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미국의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부동산이 미국 금리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국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3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한 이후 4달 넘게 역대 최저 수준인 0.5%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부동산시장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한적인 부동산 시장과 달리, 건설업계에는 바이든 당선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이든 당선인의 친환경정책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하나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인프라구축에 2조 달러(약 2230조원) 투입인 것만큼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는 건설사들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인 삼성물산, GS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은 최근 적극적으로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탈석탄을 선언을 계기로 LNG 복합화력 및 저장시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GS건설은 수처리 사업을 비롯해 태양광발전, 2차 전지 재활용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2010년부터 풍력발전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했으며 앙양 풍력단지. 태백 하사미 풍력단지, 태백 가덕산 풍력 2단지 등의 풍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등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 건설사의 핵심 주력 사업인 해외수주는 주로 석유나 가스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플랜트와 석탄·복합화력 발전소에 집중돼있다. 해당 사업들은 공해물질을 배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위축 가능성이 높다.

이동헌 애널리스트는 “바이든 당선인이 탄소 제로 사회를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강화하는 만큼 유가 관련 프로젝트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준비하고 있는 건설사들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외교정책도 관심사다.  트럼프 정부가 강력한 제재로 이란을 압박한 것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이란 제재를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있어 중단됐던 중동 건설시장에서의 사업이 재가동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중동과 날을 세웠던 트럼프와 달리 온건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중동지역의 좋은 영향으로 작용해 유가를 상승 시켜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진출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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