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 시너지 효과 ↑
KCGI 3자연합 반대·시장 독과점·고용안정 관련 노조 반발 문제 등 우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항공업계 '빅딜' 성사가 공식화 된 가운데 양사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최종 인수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이하 산경장)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하고 구체적인 인수 방식을 확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고, 이 자금으로 한진칼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은, 한진칼에 8000억 투입…대한항공, 아시아나 최대주주로

산은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 전환사채(CB)로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확보하게 된다. 이중 8000억원은 한진칼에 투입된 산은 자금이 쓰이고, 나머지는 일반 공모를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주식 취득 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63.9%가 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대한항공은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한다.

정부와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두 항공사의 시너지 창출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항공업 영업 환경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 FSC(대형 항공사)의 M&A는 우리나라 항공업이 동반 부실화되지 않도록 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면서 "직접 주주로 통합 작업에 참여하는 산업은행이 오너 및 경영진의 책임 경영 의지를 이끌어 내고, 건전하게 경영하도록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보유자산이 40조원에 달하는 세계 10위권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가 출범해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JV) 확대, 신규노선 개발, 해외 환승수요 유치 등에 있어서도 규모의 경제 실현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선 운영 합리화, 운영비용 절감, 이자비용 축소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두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단계적으로 통합해 중복 노선을 조정하고 스케줄을 다양화하는 등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초대형' 항공사 출범까지 산 넘어 산

하지만 국내 1,2위 항공사를 통합하는 빅딜이 성사되기까지는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다는 분석이다.

우선, 한진칼 지분 약 46%를 보유한 대주주인 3자연합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3자연합은 산은의 한진칼에 대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반대하고 나섰다. KCGI를 비롯한 3자연합은 16일 입장자료를 내고 “조원태 회장의 사재 출연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KCGI는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실권이 생기면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며 “조원태 회장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민혈세 및 주주와 임직원을 희생시키는 이런 시도에 대해 KCGI는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장 독과점 문제도 변수다. 두 회사의 합병은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승인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항공여객 점유율 합계가 60%를 훌쩍 넘는 걸 감안하면, 외형상 두 회사의 결합은 불허 대상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앞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합병을 승인한 데 비춰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하면 대한항공과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해외 경쟁당국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양사 노조 반발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될 경우, 동일 노선 운영 합리화·기재 축소 등 사업 측면에서 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날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등 5개 노동조합은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노동자들의 의견을 배제한 산업은행-정부-한진칼의 밀실 협상"이라며 "이해 당사자인 양사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인수합병 내용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양사 노조는 "코로나19로 전세계 항공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신규 노선 개척과 항공서비스의 질적 제고에 여유 인력을 투입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며 "동종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양사 최고경영진은 인수합병에 따른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통합 이후 무엇보다도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양사 임직원들이 그 어떤 부문도 소외되는 일 없도록 제가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본건 거래 종결 이후에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고용안정을 바탕으로 항공운송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장단기적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며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한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돼 내년 하반기 경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신주인수계약이 체결되면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 및 정부의 승인 취득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창수 사장은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는 데에는 수개월이 소요돼 21년 하반기 무렵에 최종적으로 거래 종결 및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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