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 분리·LG에너지 솔루션 변수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법리스크로 '안정'에 무게
SK, 최태원 회장 'ESG' 경영 강조
현대차, ‘정의선 체제’ 이후 첫 인사…세대교체 여부 촉각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4대그룹 인사 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 정권교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6일 조직개편과 함께 사장단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2018년 취임한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구광모 체제가 3년차를 맞이한 만큼 이전보다 인사 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일각에선 구 회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Digital Transformation) 가속화와 고객 가치 실천 등에 맞는 젊은 인재 등용에 적극 나설 경우 중폭 이상의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그룹 수뇌부인 권영수 LG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거취가 최우선 관심사다. 4명의 부회장단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둬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계열분리 가능성과 LG에너지솔루션 출범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열 분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인 LG상사,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의 연쇄 인사이동이 일어난다면 사장단 인사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12월 초 정기인사를 해온 삼성은 올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 등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인사시점과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임원 인사도 해를 넘겨 올해 1월 말경에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삼성 인사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체제 변화가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만 이 부회장이 수년간 실질적인 삼성 수장 역할을 했고, 사법리스크가 얽혀있어 급격한 쇄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이와 함께 3년이 된 김기남 DS부문 부회장, 고동진 무선사업부문(IM) 사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등 부문장들도 연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들 3인의 임기는 나란히 내년 3월 종료된다.

SK그룹은 비슷한 시기인 12월 초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는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올해 초 재선임된 데 따라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지난해 선임된 데다 최근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하고 있어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연말정기 임원 인사 대신 연중 수시 인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 연말 전무 이하 승진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정의선 체제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세대교체에 무게를 두고 부회장급을 포함한 사장단의 추가 인사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자율주행·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해 온 만큼 해당 분야의 외부 인재 영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이 강조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주도할 차세대 인재 발탁 여부와 부회장급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디자인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최고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신임 CCO를 맡은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6년 1월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줄곧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으며, 지난 3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할 때까지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디자인 담당을 맡았다.

신설된 COO는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제반 업무를 수행하고, 유럽 등지로 시장 확대를 앞둔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아이오닉' 브랜드 수소전기트럭과 같은 친환경 모빌리티 등의 디자인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 대대적인 물갈이 교체 인사 가능성은 낮다"면서 "하지만 미래 사업재편과 체질개선을 위한 젊은 인재 영입 등의 혁신은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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