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안정과 경쟁력 강화 기반 구축...50대 전면 배치

(사진-각사) 왼쪽부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일요경제 조아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악화된 유통업계가 조기인사와 인적쇄신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그룹 등 주요 유통기업 3사는 내년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조직의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적으로 불확실해진 경영환경에 대비키 위해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임원 직제 슬림화를 통한 혁신 가속화를 내걸었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100여명의 임원이 물러났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해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하고 기존 상무보A·B 2개 직급은 '상무보'로 통합했다.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 가능한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로는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 50세)이 전무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였던 강성현 전무(50세)는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대표이사)을 맡게 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에는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장 김태현 상무(55세)가 내정됐다.

롯데푸드 대표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이진성 부사장(51세)이 선임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6일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5명을 포함해 승진 29명, 전보 19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홈쇼핑 사장에 임대규 대표이사(59세), 현대L&C 부사장에 김관수 대표이사(57세), 현대백화점면세점 부사장에 이재실 대표이사(58세), 에버다임 부사장엔 임명진 대표이사(59세)를 임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젊고 리더십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도모하기 위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5일 유통 3사 중 가장 먼저 이마트 부문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SSG.COM 대표이사에 이마트 강희석 대표이사를 내정해 강 대표이사가 이마트와 SSG.COM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파격 인사를 선보였다. 이마트와 SSG.COM 대표이사 겸직은 향후 온·오프 통합적 사고 및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경영 환경 극복과 경영 성과 창출과 온라인 역량 강화 및 온오프 시너지 창출과 조직 효율 제고 및 신성장 기반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임원 수를 축소하면서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인재 육성 및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다음 달 초에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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