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관피아 반대" 지난주부터 천막농성
거래소 “거래소에 적합한 인물 고려한 처사일 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사진-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사진-한국거래소)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이사장 후보 최종면접에서 손병두 전(前)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지난달 13일 정지원 이사장이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새 이사장 선출 절차를 진행중이며, 이달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손 전 부위원장은 미국 브라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공정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문제는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이유로 노조가 손 전 부위원장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 이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거래소 위원장은 “지난주부터 거래소 로비에 손병두 후보의 이사장 추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천막 농성에 돌입한 상태”라며 “손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 재직기간 동안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이사장 선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홍보 담당자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손 전 부위원장을 이사장 후보로 추천했다면 거래소에 적합한 인물임을 고려한 처사일뿐 노조측이 '관피아'라고 반대하는것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새로 선임됐거나 선임 예정인 금융기관 수장들은 관피아 및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달 13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정지원 전 거래소 이사장을 협회장으로 선임한 상태이며,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7일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회장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이와관련 금융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시절에는 관피아 및 정피아에 대해 누구보다 부정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하더니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하고 있어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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