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공식 출범…초대 대표이사 김종현 사장 선임
IPO·전기차 화재·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 등 과제 산적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가 분할돼 신설된  'LG에너지솔루션'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김종현 초대사장.(사진-LG화학)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가 분할돼 신설된 'LG에너지솔루션'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김종현 초대사장.(사진-LG화학)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가 분할돼 새로운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신규법인인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이차전지 전문 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 판매 사업에 이어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 전지사업본부 매출인 8조원을 넘어 올해 13조원, 2024년 30조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에 당면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과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최근 전기차 화재로 불거진 안전성 논란 등이 풀어야 할 숙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전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김 대표는 출범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개척했다"며 "많은 우려와 역경을 이겨내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누구보다 먼저 구조적인 이익 창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분사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위대한 여정에 나섰다"며 "이 여정은 친환경을 선도하는 기업, 무엇보다 우리 구성원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자긍심을 느끼는 모두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설법인은 사명인 LG에너지솔루션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사업장은 충북 오창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 중국 신강·빈강,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해있다. 또 미국 트로이, 중국 난징, 독일 프랑크푸르트엔 연구·개발(R&D) 테크센터가 있다.

신설법인엔 국내 7천명, 해외 1만5천명 등 약 2만2천명이 근무한다. 기존 전지사업본부 소속 직원 6천500명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소속을 옮겼다.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에 상주 중인 인력은 내년 1월 인근 파크원 빌딩에 입주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적기 적소에 투자를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고성능 제품과 스마트팩토리 등 선도적인 공정 기술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플랫폼(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

이외에도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개발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할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유치 위한 IPO 추진 유력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투자자금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사업의 수주 잔고가 150조원에 달해 매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확보된 자금으로 글로벌 주요 거점에 집중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증대할 방침이다.

다만 회사는 상장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LG화학 관계자는 "IPO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내년에 상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와 영업비밀소송 최종판결·배터리 안정성 논란 '주목'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배터리 소송전은 풀어야 할 숙제다. LG화학이 지난해 4월부터 SK이노베이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은 이제 LG에너지솔루션이 맡게 됐다. 당장 이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릴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결정이 관건이다.

SK이노베이션이 ITC로 부터 조기패소 결정을 받아 LG화학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최종판결 전까지 완전히 안심하긴 이르다. 최종결정을 앞두고 양사의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기차 화재로 인한 배터리 안전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주목된다.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미국 GM '볼트 EV'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 측은 배터리 제조 결함은 부인하고 있으나, 결과에 따라 배터리 교체비용을 LG화학이 부담해야 할 수 있으며, 원인 규명과 별개로 안전성 이슈는 부담 요인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이사회 의장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선임됐다. 회사는 "신 부회장은 모회사인 LG화학과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 전문성과 균형감 있는 시각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배터리 사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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