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성장 격차가 심화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매장 방문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쇼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은 위기를, 온라인은 호황을 맞았다. 내년에는 점진적인 일상 회복과 백신 보급 가능성에 소비심리 개선 등이 예측되지만, 'With Corona 시대'가 이어지면서 올해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견고하던 유통업계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소비자가 온·오프라인·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조아서 기자] 유통업계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행태의 급변과 유례없는 시장 축소를 겪었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강화에 따라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시설의 방문을 꺼리고, 이커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온·오프라인의 희비가 엇갈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소매유통시장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약 0.2% 감소한 230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의류 등 사치재를 주로 취급하는 백화점과 면세점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은 34%로 전년대비 5.3%p 증가하면서 전체 소비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비대면 접촉에 따른 온라인 채널의 급격한 성장에도 면세점을 제외한 전체 시장규모 역시 전년동기대비 약 1.8% 성장에 그쳐 유통시장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친 479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온라인 유통채널보다는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의 회복과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는 내년에도 이어져 오프라인 시장 위축과 온라인 시장으로의 소비자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비수익점포 폐점, 매장 체질 개선, 온라인 채널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의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 개를 3~5년 안에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 6월 자산 유동화를 위해 점포 정리에 나섰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백화점 1곳, 대형마트 12곳, 슈퍼 63곳의 폐점을 확정하고, 홈플러스는 점포 4개의 매각을 확정했다.

또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체질 개선에 뛰어들어 온라인 채널과는 차별화된 포지셔닝 구축에 나선다. 내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잇따라 신규 매장을 출점해 미래형 복합 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2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6월 롯데백화점 동탄점, 8월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대전)를 오픈한다.

마트업계 역시 올해 급변한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이커머스와의 협력 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후 퀵커머스가 보편화되면서 빠른 배송을 위한 물류처리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거점 물류센터 확보가 용이한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한 신선식품 당일배송·새벽배송 시스템 확대와 PP센터(Picking&Packing, 도심 전용 물류센터) 대형화, 롯데마트는 매장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세미다크스토어'를 통한 물류 거점화와 ‘바로배송’ 서비스 도입, 홈플러스는 ‘네이버 장보기’ 입점과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 도입 등을 중점으로 이커머스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온라인...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과 손잡아야
올해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온라인 유통업계 역시 안심할 수는 없다. 올해 코로나19 이후 생활 전반에서 언택트 가속화가 이루어지면서 온라인 시장 거래액은 확대됐다. 반면 온라인 채널의 성장률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전환되는 시점을 맞이하면서 온라인 유통업계도 생존을 위한 차별화에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74조3879억 원으로 작년 작년보다 약 10조가량 증가했다. 반면,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3%p 감소한 16%를 기록했다.

이에 온라인 유통업계는 물류 역량 확충, 판매 형식 다양화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온라인 유통업계는 외부활동 자제에 따라 식품을 중심으로 한 품목군 성장률이 전체 산업을 이끌었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군의 침투율은 20% 미만으로 아직 높지 않아 내년에도 식품군을 중심으로 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선 식품군 폐기율을 줄이고 배송 효율성 및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 근접 배송 거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인프라 확보 또는 오프라인 유통 기업과의 제휴 등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모바일 배달 서비스 업체는 올해 B마트, 요마트 등을 오픈하면서 발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또 비대면 쇼핑 방법으로 라이브 커머스 부상하면서 온라인 판매 방식의 다양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라이브 커머스는 모바일 앱이나 영상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중계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최근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에도 비대면 쇼핑 고객들을 중심으로 그립(Grip), 보고(VOGO) 등 라이브 커머스 앱과 네이버 쇼핑 라이브 등 소비자 밀접 채널들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온라인 유통채널은 신사업 동력으로 새로운 플랫폼 시장 개발 또는 기존 플랫폼에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식을 통해 대형 유통 기업의 자체 온라인 몰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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