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예산 확대와 한국형 뉴딜 정책으로 공공 및 토목 수주 증가 전망
해외 건설 발주 물량 증가로 국내 기업의 사업기회 확대될 듯

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설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으나 예상보다 선방했다. 우려와 달리 건설수주와 건설투자에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건설경기는 정부의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와 함께 한국형 뉴딜 등으로 공공 및 토목부문 수주는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민간·건축부문 수주는 감소해 전반적인 업황이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편집자 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산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우려와 달리 건설수주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14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건설수주는 전년 동기대비 22.6% 증가한 130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까지 건설수주 호조세가 이어질 경우 올 건설수주액규모는 180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부문별로는 민간토목을 제외하고 전 부문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거용 건축부문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60.3% 증가하면서 전체 건설수주 확대를 견인했다.

다만 주거용 건축부문의 증가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나온 밀어내기식 물량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판단된다. 요약하면 올해 건설 경기는 토목 부문 수주는 거의 정체됐으나 건축 부문이 전체 건설 경기를 이끌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의원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으나 건설수주가 증가세를 보이며 예상보다 선방했다”고 말했다. 

"내년 건설업, 침체 벗어나기 어려울 듯..."

내년 건설경기는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건설업 경기는 민간 및 건축 수주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업황이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정부의 SOC 예산 확대와 한국형 뉴딜 정책으로 공공 및 토목 수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민간·건축 수주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가 지속되고 규제 도입 전 주택 수주 증가의 기저효과 등이 주택 수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회복 과정에서 전체경기의 개선세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비주거용 건축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공부문에서는 투자가 증가하며 수주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한국판 뉴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국가균형발전 계획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공공택지 공급계획 등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SOC 예산은 26조원으로 전년대비 11.9% 증가했으며 예산심의 과정에서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SOC예산 증가로 공공수주는 늘어날 전망이지만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민간·건축부문 수주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수주 증가 후 기성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확대돼 건설경기는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건설업 주요 현안은...

내년에는 한국판 뉴딜의 구체화, 3기 신도시 지연 우려, 해외건설수주 회복세 등이 주요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판 뉴딜은 총 28개의 세부 과제에 160조원(국비 114조1000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내년도부터 투자가 본격화된다. 한국판 뉴딜의 대표과제 중에서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 산단,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등 일부 사업 분야가 건설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정부 SOC 투자와는 차별점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사업에서 건설기업에게 신사업 기회가 될 전망이다.

3기 신도시 대상 지역은 올 상반기까지 지구지정이 마무리되고 일부지역에서는 토지 보상 공고가 시행된다. 정부는 3기 신도시의 본격적인 입주를 오는 2025년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토지 보상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택지 조성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건설기업의 건축 수주 인식과 주택의 공급 시기 또한 늦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내년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해외 건설 발주 물량 증가 등으로 국내 기업의 사업기회 확대가 예상된다. 올해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수주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건설사들의 11월 말 현재 누적 해외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7% 증가한 약 303억 달러(약 33조516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에도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백신 및 치료약 개발, 경제 봉쇄 조치의 완화,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 정부들의 재정 투입 확대 등으로 건설 발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기업들은 아시아 및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 확대 전략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건설업계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건설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개발로 해외건설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만 시장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해외 발주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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