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 등 직급 체계 없애고 복장 자율화 도입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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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금융권에서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를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 취지인 만큼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는 한편, 본점은 상시로, 영업점은 회의시간 위주로 직급이 아닌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본점에는 스마트오피스가 도입됐으며, 전 직원이 수평적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부터 경영지원그룹에서 부서장 외 모든 직급 호칭을 ‘프로’로 통일했다. 이 은행은 2017년부터 디지털·ICT 그룹에서 선임·수석 호칭 사용을 시작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도입했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6월 부터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추진한 '제로베이스' 혁신의 일환으로 국내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자율과 책임의 원칙에 기반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취지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각자의 개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본인이 원하는 복장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게 됐다.

은행들에게서 수평적 조직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핀테크 기업이 촉발한 디지털 금융혁신,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고객군의 등장 등 환경 급변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핀테크 및 빅테크 기업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력으로 금융산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는데 따라 은행들도 이들을 따라가기 위한 조직문화의 변화 필요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제도적 변화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정훈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가장 보수적인 은행권에서도 완전한 자율복장, 호칭 통일 등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변화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경영진의 강력한 지지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어 직원들도 경직되지 않고, 좀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창의성도 발휘하고 있다”며 “과거 KT, 한화, 포스코 등의 기업들이 미국의 IT기업들을 벤치마킹한 바 있지만 실패하고 회귀했던 만큼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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