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드업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 소비 위축으로 신용카드 이용액 성장세가 제한적이었다. 특히 네이버·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빅테크의 결제 시장 진출에 따라 결제 부문의 악화된 수익성 제고에 안간힘을 썼다.
내년은 카드사들의 수익다각화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레버리지(더 좋은 효율 추구행위) 규제 완화에 맞춰 할부금융, 데이터 비즈니스 등 다양한 사업 추진 확대가 예상되며,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행보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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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에도 온라인·비대면 부문의 성장으로 올해 카드 이용액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른 올 상반기 개인 신용카드의 소비 유형별 이용 실적을 살펴보면 전자상거래로 인한 소비가 전년동기대비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행·교통, 숙박·음식점 종합소매 순으로 실적이 각각 마이너스 51%, 11%, 3%씩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5월 지급카드 형태별 이용실적을 봐도 모바일·PC 등에 따른 실적이 8200억원에 달하며, 전년동기대비 12.7%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과 부동산 버블로 인한 규제 강화 영향으로 은행들의 대출잔액은 조기에 바닥을 드러냈다. 이의 영향으로 카드사들이 카드론, 리볼빙 등을 통해 대출 수요를 충당하기에 이르렀다.

非결제 사업 확대 통한 수익 다각화 지속

내년 카드업종은 레버리지 규제 완화에 따른 고수익 비즈니스 중심의 자산 확대 전략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10월부터 카드사 레버리지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는데 따라 카드사들은 자산 성장이 가능해졌으며, 코로나19 안정화 시 카드론, 자동차금융 등 기존 고수익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자산성장 전략 추진이 예상되고 있다.

높아진 은행 대출 문턱에 따라 카드사들의 풍선효과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0조69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28조6523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7.1%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할부·리스금융 중개업자에게도 ‘1사 전속 의무’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카드사들의 자동차 금융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사 전속 의무는 대출모집인이나 중개업자가 금융사 1곳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금융사의 상품만을 팔 수 있는 규제다.

제도가 시행되면 높은 수수료와 낮은 금리를 통해 최대한 많은 중개인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특성상 자동차 금융시장을 취급하는 금융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할부·리스 시장은 그동안 캐피탈사의 영역이었으나 최근 몇년간 카드사들이 시장에 적극 진출한 상태.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LCC·마이데이터 사업 기대감

내년에도 카드사들의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전략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가장 적극성을 띄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스타벅스 현대카드’가 고객에게 공개된지 3주만에 발급 카드 수 5만 매를 넘어섰으며, 배민, 요기요, 쏘카 등 공유플랫폼 PLCC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카드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롯데카드는 디지털 인터넷동영상 서비스(OTT)인 ‘딜라이브’ 이용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딜라이브 롯데카드’를 출시했으며, 하나카드의 경우 SK플래닛과 손님이 원하는 이벤트 혜택을 마음대로 조립하고 사용 할 수 있는 '시럽 초달달 카드'를 출시한 상태. 고유의 고객접점을 가진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통해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우려감은 높다. 개정안은 빅테크 업체들의 후불결제 기능을 열어주는 것으로 지급결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빅테크 업체들에게 해당 기능이 추가될 경우, 카드업체들은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마이데이터 시행, 전자금융거래법 개편 등 최근 제도 변화는 카드사들의 비즈니스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은 기존 결제 사업에서의 입지 약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데이터 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사업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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