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환경보호 위해 비건 식품 찾는 소비자 늘어
대형마트에 채식식당·비건식품 전용 매대 등장

(사진-롯데마트)
(사진-롯데마트)

[일요경제 조아서 기자] 유통업계가 최근 동물복지·환경보호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비건(동물에게서 나온 혹은 동물 실험을 거친 음식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 출시 및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비건 고객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채식 인구가 급증하고 시장에 비건 상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 원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16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비건 소비자도 2008년 15만 명에서 지난해 기준 약 150만 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22일 잠실점 6층에 위치한 식당가인 '먹리단길'에 비건 식당인 '제로비건'을 열었다.

'제로비건'은 쓰레기 배출을 '0'으로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가진 '제로웨이스트'와 오직 식물성 음식만을 섭취하는 채식 단계인 '비건'의 의미를 담고 있는 브랜드이다.

채식 해장국이 주 메뉴로 느타리 두루치기, 새송이 강정 등 다양한 비건 메뉴를 개발해 비건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비건이 아닌 고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채식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도 '채식주의존'을 도입했다. 지난 8월 전국 21개 점에서 오픈한 '채식주의존'은 지난 10월 성수점·안영점을 추가해 현재 23개 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채식주의존'은 다양한 채식 식품들을 모아놓은 전용 매대로, 식물성 원료만 사용한 냉동만두·냉동밥·너겟·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이마트 채식주의존에서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인 롯데푸드 '제로미트', 동원F&B '비욘드미트'와 사조대림 '대림선 0.6 채담만두' 등이 입점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CU)
(사진-CU)

편의점 업계 역시 비건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CU는 소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미닝아웃족'을 위한 간편식 시리즈를 지난 8일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미닝아웃(Meaning out)은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다. 최근 업계에서는 생활 속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신념 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미닝아웃족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의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CU는 고객들의 가치 있는 쇼핑 경험을 돕기 위해 순 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채식 도시락과 무항생제 닭고기 및 계란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CU가 이번에 선보이는 '채식주의 도시락'은 콩불고기 바질파스타와 단호박 크랜베리로 만든 파스타형 도시락이다. 이 도시락은 지난해 CU가 선보인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상품으로 채식주의자 고객들의 지속적인 출시 요청에 의해 재출시됐다.

채식주의자 외에도 동물복지 등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위해 무항생제 원재료를 활용한 '크랜베리치킨 샌드위치'와 '반숙에그 샌드위치' 2종도 선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가성비, 가심비를 넘어 제품이 가진 또 다른 가치를 보고 구매하는 가치소비가 늘면서 채식식품 출시 등 새로운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다양한 소비 취향과 관점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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