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맥주' 앞지른 '와인' 집중 공략
초저가 와인으로 유입 확대→맞춤형 와인·스마트 오더·글로벌 와이너리 제휴

(사진-롯데마트)
(사진-롯데마트)

[일요경제 조아서 기자] 대형마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말 홈술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초저가 와인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와인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주류판매 매출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산 수입 맥주 불매 운동과 올해 코로나19로 홈파티가 성행으로 와인이 맥주를 앞지르면서 홈술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금액은 2억8089만 달러로 같은 기간 포도주 수입금액인 2억5925만 달러보다 앞섰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입금액을 비교한 결과, 맥주는 2억808만 달러, 와인은 2억8758달러를 기록해 와인의 인기가 맥주를 앞질렀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롯데마트의 월평균 와인 구매 횟수 역시 월평균 맥주 구매 횟수 수준으로 올라왔다. 특히 해당 기간 구매 고객 중 구매력이 좋은 2030 비율이 35.1%를 기록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9일 롯데마트의 첫 번째 시그니처 와인 '트리벤토 리저브 리미티드에디션 말벡·까베네 말벡' 2종을 출시했다. 지난 6월 선보인 3900원 초저가 와인 '레알 푸엔테'보다 비싼 1만 원대지만 맛과 가격을 갖춘 중저가 와인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달 코로나19 시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와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마트의 2020년 1~3분기 와인 카테고리 신장률은 71.4%로 고신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 고객의 구매 횟수 증가뿐만 아니라, 신규고객의 유입비율 역시 55%에 달해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에 롯데마트는 상권별 특성을 고려해 매장에서 운영하는 상품을 차별화해 판매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와인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직원도 확보하고 매장 내 운영 상품 수를 기존 대비 약 2배 이상 확대한다.

이마트도 지난 13일 기준 올해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 판매 비중은 27.7%로 주류 매출 1위를 차지해 와인 인기를 확인했다.

지난 10월 이마트가 최근 3년간 700여 개의 카테고리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이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순위 10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또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 증가하면서 10위 안에 있는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10월 연말 와인 구매 소비자를 겨냥한 대규모 와인 장터를 열어 와인 소비 촉진을 도모했다. 이마트는 이마트 앱에 있는 스마트오더를 이용해 원하는 와인을 앱으로 주문한 뒤 지정한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와인 구매를 간편화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역시 가정에 소수 인원만 모여 즐기는 홈파티, 비대면 방식으로 인사를 건네는 랜선 송년회 등의 트렌드에 따라 인기 주종으로 자리 잡은 와인을 신사업 동력으로 삼았다.

실제로 최근 홈플러스 판매량 분석 결과,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와인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약 39% 신장했다. 홈플러스의 와인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한 홈술 문화가 퍼지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매월 두 자릿수 신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상품 소싱과 오퍼레이션 강화를 통해 와인 매출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세계적인 와이너리 'E&J 갤로'와 와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홈플러스는 E&J 갤로와 체결한 업무 제휴 협약을 통해 트렌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와인 라인업을 강화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또 E&J 갤로의 글로벌 주력 상품을 매년 국내에 우선으로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미국산 와인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 역시 최근 집에서 간편히 와인을 즐기는 패턴에 따라 지리적 근접성을 강점으로 와인 판매 판로 확대에 나섰다.

이마트24는 주류특화매장을 전체 점포의 절반 수준인 2400여 개로 늘었다.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와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전국 3000점포까지 확대됐다. 또 매월 바이어가 추천한 와인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이달의 와인'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이마트24 와인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9배 증가해 150만 병을 돌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와인 수요가 증가한 만큼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와인 제품을 선보이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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