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임시주총서 정관 변경안에 출석주식 69.98% '찬성'
3월 2조5000억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추진

[일요경제 민다에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 변경을 가결했다. 이번 정관변경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 확보가 가능해져 인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전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대한항공의 정관 변경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정관 변경안에 반대하며 안건 부결 가능성이 우려됐지만 결국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중 69.98%가 찬성하며 정관 일부개정 안건이 가결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을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발행 주식 총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정관 변경은 특별 결의 사항으로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대한항공 지분은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특수관계인이 31.13%,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8.11%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대한항공 우리사주(6.39%), 스위스크레딧(3.75%)이 주요 주주다.

이번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서 대한항공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3월12일이다. 한진칼도 참여해 7300억원을 투입한다.

이후 대한항공은 6월30일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뺀 8000억원을 납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가진 최대주주가 된다.

대한항공은 3월 중순까지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PMI(Post Merger Integration) 수립을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하에,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또한 1월 중순까지 국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제출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통과해야 할 남은 관문도 순조롭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14일 해외 경쟁당국에 신청하는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독과점 문제가 한때 불거지기도 했지만 세계 각국 항공업이 대부분 단일 항공사 체제라는 점, 양사를 통합해도 인천국제공항 슬롯의 40%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승인이 필요한 통합계획서,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 후에 제출하는 공정위 기업결합신고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양사 통합인 만큼 불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결합신고 완료 시점에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60% 이상을 순조롭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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