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발생량 증가추세...2025년 23조 7000억원 규모 전망
SK건설, IS동서 등 주요 건설사 진출 활발

(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과거 산업폐기물 생산의 주범으로 인식됐던 건설업계가 폐기물처리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강화에 발맞춰 건설사들의 친환경 사업 강화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부동산 규제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수익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성장동력의 하나로 폐기물처리 사업 등 친환경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친환경 사업을 성장전략의 하나로 내세웠다.

신년사 키워드 ‘ESG경영과 친환경 사업’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수주 단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차원에서 이슈를 검토하고 탄소 중립과 자원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환경오염과 소음을 최소화해 환경과 관련한 민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우리가 ESG를 선도하는 친환경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는 한 해로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며 “ESG의 기본 전제 조건이 안전인 만큼 본사와 현장이 협업하는 세이프티 플랫폼을 강화하고 이와 관련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친환경 그린에너지 및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고객, 사회와의 약속인 환경과 품질을 반드시 준수하고 경영활동은 법과 도덕적 양심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도 정부의 그린뉴딜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린뉴딜, 친환경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조직도 신사업을 발굴해야한다"며 “기업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LNG, 신재생에너지 등의 추가 공종 발굴 및 역량 강화를 위해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 강화도 건설사들의 환경산업 투자를 이끌어 냈다.  정부는 지난 해 그린뉴딜을 경제성장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선언하고 친환경 관련 산업 투자·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7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그린뉴딜 관련 예산을 8조원으로 편성했다.

SKㆍ동부ㆍ태영건설, 20조원 규모 폐기물 시장 공략

건설업계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기조에 따라 배터리 재활용, 풍력, 수소 등 신성장 동력 발굴 강화하고 있다. 이 중 주목 받고 있는 사업이 바로 폐기물처리 사업이다. 각종 폐기물을 친환경 고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폐기물처리사업은 시장의 성장세와 희소성이 높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환경 규제의 일환으로 생산자에 폐기물 발생을 줄이도록 요구하면서 폐기물처리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 동안 전국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은 2013년 39만 3116톤에서 2018년 44만 6102톤으로 증가했다. 폐기물처리량도 꾸준히 늘었다.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폐기물처리량은 26만톤이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2%씩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정부가 최근 30만㎡ 이상 택지를 개발할 때 폐기물처리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건설폐기물처리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신영증권은 국내 폐기물처리시장 규모가 2019년 17조 4000원에서 2021년에는 19조 4000억원, 2023년 21조 5000억원, 2025년 23조 7000억원으로 폐기물처리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폐기물처리 사업과 관련 SK건설이 보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 SK건설은 지난해 약 1조원을 들여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EMC홀딩스는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운영하는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으로, 전국 970개의 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장 4곳, 매립장 1곳을 운영하고 있다.

SK건설은 EMC홀딩스의 사업을 기반으로 리유즈(Reuse)·리사이클링(Recycling) 등의 기술을 적극 개발해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전략이다.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제조공간인 스마트그린산단 조성, 폐열·폐촉매를 활용한 신에너지 발전 등 신사업들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IS동서는 2018년 건설폐기물업체 인선이엔티의 지분 28.46%를 약 10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코엔텍을 품었다. 1993년 설립된 코엔텍은 영남권 폐기물처리업체로, 소각시설과 매립시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2018년 건설폐기물 소각처리를 주력하는 WIK중부, WIK환경, WIK경기, 용신환경개발 등 4개 회사를 인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동부엔텍을 물적분할로 설립했다. 동부엔텍은 소각 및 하수처리사업을 진행하는 폐기물처리업체로 공공소각 부문에서 수익성이 업계 2위 수준이다.

태영건설은 이들보다 앞서 지난 2004년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옛 TSK 워터)을 설립해 폐기물처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너지와 자원순환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TSK코퍼레이션은 2019년 폐기물 처리업체 디에스프리텍을 인수했다. 태영건설은 디에스프리텍 인수를 통해 자동차, 석유화학 폐촉매 처리 등 폐기물처리 사업분야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최근 신사업 동력 및 그린뉴딜에 발 맞춰 폐기물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폐기물처리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해당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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