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주차장ㆍ도로 없애 지하로만 차량 운행
지상은 공원으로 커뮤니티 조성

안동 용상 풍림아이원 리버파크 공원사진(사진-
안동 용상 풍림아이원 리버파크 공원사진(사진-풍림산업)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업계가 아파트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일명 '차 없는 단지'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 지상에 주차장과 도로를 없애고 차량을 지하로만 다니도록 하는 차 없는 단지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단지 내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이에 대응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거시설단지 내에서 보행자와 차량의 교통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보험개발원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발생한 전국교통사고 400만건 중 아파트 단지 내 사고는 32만건에 이른다. 특히 차와 사람의 사고 비중이 일반 도로는 20%가량인 반면 아파트 단지 내 사고는 50%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아파트 단지 내 교통안전 강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교통안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시행했다. 그동안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는 도로교통법 상 도로가 아닌 ‘도로 외 구역’으로 구분돼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는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개정안 시행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교통안전규칙에 준하는 자동차 통행법이 적용되고, 교통안전시설물 설치가 의무화된다.

주택을 설계하는 건설사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사고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지상에 ‘차 없는 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단지입구부터 차량은 지하로 연결되는 전용도로로 향하게 되며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형태다.

과거 간혹 등장한 ‘차 없는 단지’와 달리 최근 등장하는 단지들은 지하주차장을 최대한 넓혀 주차공간 문제와 택배, 택시 등 이용이 불편했던 점을 해결했다. 또한 지상의 주차장 자리에는 주민편의공간으로 설계해 놀이터, 운동기구 등은 물론 공원과 같은 커뮤니티를 조성해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돕고 있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인천시 부평구 청천1구역에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를 공급하고 있다. 총 1623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주차장이 전면 지하에 들어서 지상에 차가 없는 안전한 단지로 설계된다. 또 단지 북측에는 어린이공원도 계획돼 있어 어린 자녀를 키우기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풍림산업은 경상북도 안동시 용상동 1167번지 일대에 '안동 용상 풍림아이원 리버파크'를 공급한다. 835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모든 주차장이 아파트 지하 2개층에 들어선다. 주차장을 100% 지하화한 대신 지상에는 4계절 테마공원과 반변천 수변공원과 연결된 산책로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일대 5개 블록에 '호반써밋 그랜드마크'를 선보였다. 3027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상에 차가 없는 단지로 조성해 입주민의 안전성을 확보했고, 힐링을 주제로 한 조경, 커뮤니티광장,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등 건강과 여가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한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화성 봉담2지구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힐스테이트 봉담'을 선보였다. 1004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상부가 차 없는 단지로 설계되며, 단지 한 가운데 넓은 중앙광장과 녹지 및 수경시설이 갖춰져 입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공원으로 설계하는 단지는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높아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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