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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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조아서 기자] 올해부터는 마트 등에서 1+1, 사은품 행사 시 비닐 묶음으로 재포장이 금지되면서 묶음 할인으로 포장된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진다. 또 올해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되면서 생수·음료 등에만 적용되던 '투명 페트병 의무화'가 주류업계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7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비대면 일상화, 온라인 유통 확대로 포장폐기물 지속 증가하는 추세를 억제하기 위해 친환경 제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생활계 플라스틱은 약 70%, 합성수지 포장재는 약 100% 증가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폐기물은 전년동기대비 비닐류 11.1%, 플라스틱류 15.6%, 종이류 29.3%씩 증가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9월 포장 폐기물 감축하기 위해 내년부터 합성수지 재질의 재포장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재포장 줄이기 적용대상은 △판매과정에서 추가 포장하거나 △일시적 또는 특정 유통채널을 위한 N+1 형태, 증정·사은품 제공 등의 행사 기획 포장 또는 △낱개로 판매되는 제품 3개 이하를 함께 포장하는 경우이다.

이에 따라 우유, 세제, 샴푸 등의 제품을 2, 3개 묶어 비닐로 전체 포장해 판매할 수 없다. 또 증정품을 본 제품과 함께 재포장하는 것도 금지된다.

대표적으로 1+1 판촉행사를 많이 진행하는 우유제품 역시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비닐 손잡이가 달린 비닐 포장을 주로 했지만, 올해부턴 띠지 형태로 행사 제품을 묶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올해 첫날부터 원활하게 잘 지켜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와 제조업계는 관련 제도 시행에 앞서 준비기간 동안 안내와 조정을 통해 제품 공급에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판촉행사를 통해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불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향후 지켜볼 예정"이라면서도 "모두 동등한 조건이기 때문에 특별히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전체 폐비닐 발생량의 약 8.0%에 달하는 연간 2만7천여 톤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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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도 의무화되면서 현재 전국 아파트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에 주류업계도 분리배출에 용이한 투명 페트병 제품 출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환경부는 음료·먹는 샘물에 유색 페트병을 금지하고 지난달부터 상표띠 없는 먹는샘물을 허용했다. 페트병 색깔이 품질에 영향을 주는 탁주, 맥주 등 주류는 제외 대상이었지만 친환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류업계에서도 페트병 제품을 투명하게 교체하는 등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서울 장수는 지난해 장수 생막걸리 용기를 투명한 페트병으로 교체했다. 탁주의 경우 생산 이후 유통 과정에서 자외선 노출되어 제품이 변질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투명 페트병에 자외선 차단 기능을 적용해 기존 초록색 페트병과 동일하게 제품 변질 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바꿀 수 있는 제품은 모두 바꾸는 추세"라며 "아직 품질 보존 등에 어려움이 있는 맥주와 같은 제품은 앞으로 더 고민하고 연구해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환경보호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유업계 역시 "고객들의 눈에 띄기 위해 다양한 그림과 색깔을 적용한 디자인보다 요즘은 환경이라는 측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품질 유지가 가능한 선에서 바꿀 수 있는 모든 제품을 친환경에 맞게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 찾기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면서 일각에선 생수를 유리병으로 제조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생수업계는 제품 경쟁이 소위 단가싸움인 만큼 유리와 플라스틱의 원가 차이가 커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유리 제품의 경우 운반·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생수업계 관계자는 "일부 외국 유리병 생수 제품의 경우 유럽 제품이 많다"면서 "식당 등에서도 물을 사 먹는 유럽과 달리 물을 무료로 제공하는 게 일반적인 우리나라는 문화 차이가 있다"며 유리 생수병 도입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6월 롯데칠성음료가 시범 사업에 나선 '아이시스8.0 ECO'와 같은 무라벨 생수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무라벨 생수는 분리배출이 쉬운 이지라벨을 넘어 아예 비닐 라벨을 제거한 형태의 제품으로, 소지자들은 오직 투명 페트병 용기만 분리배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 제품군과 판매처를 더욱 확대하는 쪽으로 필(必)환경 움직임을 실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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