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3분기 대비 주춤에도 영업익 9조 선방
새해도 실적 승승장구…반도체 슈퍼 사이클 등 호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국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020년 연간 매출액 236조2600억원, 영업이익은 35조95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230조4000억원) 대비 2.5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전년(27조7700억원) 대비 29.46%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9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4분기 실적의 경우 전기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27.13%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25.7% 증가했다.

4분기 호실적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견조했던 반도체 부문 성과로 풀이된다.

이날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초중반대를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펜트업' 수요와 '집콕' 수요 증가로 가전 사업이 크게 선전한 지난해 3분기보다는 주춤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4분기 삼성전자의 전 사업부는 매출액이 3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며 "계절적 비수기, 원·달러 환율의 부정적 영향 등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약 1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담당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4분기 연말 노트북 수요 증가로 메모리 출하량이 견조했고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멈추며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때아닌 특수를 누린 3분기(5조5400억원)보다는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2조4000억~2조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락다운(봉쇄령),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성수기인 전분기 영업이익(4조5000억원)보다는 2조원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1년 전(8100억원)과 비슷한 8000억~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펜트업 수요를 톡톡히 누린 3분기보다는 주춤하지만 유럽 락다운에 따른 판매량 감소, 패널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새해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1분기 실적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조기 출시와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올해 메모리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3년 만에 다시 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D램 전 부문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비메모리 부문도 신규 고객사 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축소된 재고와 공급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기저효과, 5G, 서버 CSP(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재고 재축적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TV, PC, 스마트폰, 클라우드로 이어져 온 반도체 수요 사이클은 다음으로 자율주행 시장이 열리면서 새롭게 쓰일 것"이라며 "향후 자율주행이 이끌 거대한 반도체 수요 사이클은 메모리·비메모리 모든 부분에 걸쳐 커다란 파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