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국내 최초로 발생한 이후 급속히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경제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일상화된 가운데 금융산업을 비롯, 백화점, 면세점, 항공업계 등이 큰 타격을 받았다. 또 정유, 철강 등 전통 제조업종은 수요 급감의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업종 역시 사업장 가동 중단, 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온라인 유통업체, 게임업계, 플랫폼 기업은 오히려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이에 코로나19 발생 1년여를 맞아 주요 산업의 변화상을 진단했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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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방석현 기자]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및 디지털화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금융분야는 은행과 보험을 꼽을 수 있다.

비대면·디지털화로 인해 은행들이 내걸고 있는 핵심가치는 핵심기능(Core), 공정경쟁(Fair Competition), 소비자신뢰도(Consummer Trust), 효율화(Cost Efficiency), 리스크역량(Risk Capability)등의 5C로 요약된다.

Core는 은행 핵심 기능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뜻한다. 예금기능의 본질적 역할이 유지될 수 있도록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고, 예금의 유동성 창출을 제약하는 불공정한 규제차익을 최소화하는 한편, 예금의 안전자산 역할이 보장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신뢰도 확보(Consummer Trust)는 소비자 이익제고를 통한 가치창출과 소비자 리스크의 최소화에 초점을 둔 경영 정착을 목표로 한다. 은행들도 적극적인 비용분담과 수용력을 높여 국민부담 완화 기대에 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효율화(Cost Efficiency)는 비대면·기술 중심 서비스체계로의 신속한 전환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효율화 허용을 의미한다. 오프라인 유지에 따른 서비스 비용 부과와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도 요구된다.

디지털 기반의 공정경쟁 여건(Fair Competition)은 은행시스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빅테크와의 책임분담과 기존 은행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규제완화 등을 통한 대내외 디지털 경쟁력 제고다.

리스크역량 개선과 다변화를 뜻하는 Risk Capability는 리스크관리 혁신을 통한 사업다변화를 통해 성장과 수익기반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기업과 글로벌 금융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이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화는 은행들에게 기업금융의 다변화와 중개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혁신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이로인해 은행들은 자본력의 확충 및 해외펀딩 기반 강화, 해외협업의 다양화 등을 통한 금융 범위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금융플랫폼 경쟁도 가속화 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들은 새해 첫 회의에서 일제히 디지털 및 금융플랫폼화를 선언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8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KB는 금융회사의 핵심가치를 유지하되 완전한 디지털 조직,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에 나선 상태다. 이를 위해 모든 경영진들이 힘을 합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결연한 자세로 이를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이 같은날 선보인 새 광고 캠페인 ‘기발한 프로덕션’은 디지털 시대에 모든 세대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광고디지털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가능성을 응원하는 기회 발견 프로젝트들을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선보여 나갈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서 ‘디지털 혁신 타운홀 미팅’을 열고, 그룹 디지털 부문의 인사 단행과 예산 집행에 있어 파격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비대면·디지털화가 앞당긴 보험사 ‘제판분리’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조직 분리를 뜻하는 제판분리는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디지털화로 인해 더 앞당겨졌다.

대표적으로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등이 자사형 GA(보험대리점) 설립에 나서며, 제판분리를 선언한 상태.

이들 회사들은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보험상품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판매조직의 전문성을 더해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당사자인 보험설계사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가속화로 인해 보험설계사(FC)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GA채널 강화는 제판분리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적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라며 “FC들에게 고용보험이 적용될 경우, 회사의 부담이 커져 양극화 형태를 띠고 있는 FC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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