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ON 수장 1년만에 교체…문책성 인사 해석도
롯데 유통 계열사 전반 구조조정
롯데그룹 민주노조 협의회 출범 "일방적 구조조정에 공동 대응"

(사진-롯데그룹)
(사진-롯데그룹)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재계 서열 5위의 롯데그룹이 부진한 실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25일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ON'을 이끄는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서비스 출범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사임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 속에서도 롯데온의 부진한 실적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책임을 물은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하이마트, 홈쇼핑, e커머스 등 7개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그룹 공식 온라인 플랫폼이다. 

하지만 오는 4월 출범 1년을 앞둔 롯데온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롯데ON을 통한 7개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롯데지주는 25일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장(대표)이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조 사업부장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롯데온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조 대표에 대해 부진한 평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철저한 성과에 따른 칼바람은 최근 롯데그룹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롯데푸드, 롯데아사히주류, 롯데하이마트, 롯데GRS, 롯데호텔, 롯데컬쳐웍스 등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롯데푸드는 최근 1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근속 3년 이상, 즉 2018년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고 지난달 사내에 공지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5월에 이어 이달에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일본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롯데아사히주류는 최근 2년새 여러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데 이어 무급휴직까지 진행하면서 사실상 국내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의 외식사업 계열사인 GRS도 임직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모두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한 계열사다.

사측은 퇴직 희망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매년 진행해오던 프로그램이며 코로나 여파에 따른 인력 감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악화가 지속되면서 사실상 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롯데호텔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호텔은 16년 만에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지난해 3월과 12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또 롯데쇼핑에 속한 마트와 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부실점포를 정리함에 따라 인력이 크게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115개 부실 점포를 폐점했다. 부실 점포 정리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00여 명의 인력이 감소했다. 대부분 폐점이 집중된 마트와 슈퍼 쪽 인력으로 알려졌다.

거듭된 고강도 구조조정에 불안감을 느낀 노조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산하 롯데마트지부, 롯데면세점노조, 롯데백화점지회, 롯데하이마트지회는 최근 ‘롯데그룹 민주노조 협의회’를 출범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에서출범을 알리고 롯데그룹의 일방적 구조조정 현실을 폭로하고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이 희망퇴직, 원거리발령, 매출 압박, 각종 복지제도 축소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앞으로 롯데그룹의 경영실패 책임 전가, 인력감축 비용절감 중심의 구조조정에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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