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립보건원, 혈장 시험 중단… 日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 시험 확대

미국은 혈장 치료 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에서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혈장 치료 시험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은 혈장 치료 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에서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혈장 치료 시험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규복 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50만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극찬하며 지지했던 ‘혈장’ 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혈장 치료 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에서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혈장 치료 시험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일(현지시간) 경증 및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회복성 혈장 시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NIH의 이번 결정은 독립된 데이터 모니터링 조사결과에 기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회복성 혈장에 대한 국제적인 실험이 아무런 효과를 발견하지 못하고 중단된지 채 2개월이 안돼 나온 것이다. 인도와 아르헨티나에서 행해진 다른 연구들 또한 중환자들에게 뚜렷한 효과를 주지 못했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는 "유효성이 증명되면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중요한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이 치료를 실시하는 체제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센터는 그동안 환자 160명분의 혈장을 채취해 지난해 10월부터 기초질환을 가진 중등도환자 11명에 투여하는 선행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해 왔다. 이 임상연구는 지난달 22일 총 5개 시설에서 실시됐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제외한 액체 성분을 말한다. 혈장 치료는 완치 환자로부터 분리한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주입해 바이러스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다.

혈장 치료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병 등에 이미 사용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해 8월 코로나19에 대한 혈장 치료를 긴급승인을 한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상황이 달라 보인다. 코로나19 회복 환자가 혈장을 기증하려면 처음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60일 이내에 해야 하는데 이걸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벡 카푸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감염병 미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생물학’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혈장 내 중화항체는 60일을 넘기면서 수치가 가파르게 떨어져, FDA가 회복기 혈장 기증자에게 권장하는 항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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