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게임업계 줄줄이 연봉 인상
중소업체 연봉인상전 합류 불가피…높은 인건비 부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IT·게임 등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핵심 인력인 '개발자’ 영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앞다퉈 파격 연봉 인상·스톡옵션 제공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걸고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8일 IT·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지난달 전 직원 임금을 일괄적으로 800만원씩 인상하면서 연봉인상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경쟁사인 넷마블·컴투스·게임빌 등도 일제히 연봉을 인상하고 나섰다.

급기야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개발 직군은 연봉 2000만원, 비개발 직군은 연봉 1500만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연봉경쟁에 정점을 찍었다.

최근 이 같은 게임업계의 연봉인상은 IT업계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직방, 당근마켓 등 스타트업 기업부터, 핀테크 기업까지 '인재 모셔가기'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내부 개발자들의 연봉을 인상해주기로 했고, 인터넷 부동산 업체 직방도 개발자 연봉 2000만원 인상과 신입 사원 초봉 6000만원을 보장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대졸 사무직 평균 초봉이 3347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IT업계 연봉인상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IT 관련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 인력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사업 전략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서다.

비대면 서비스의 영향으로 실탄을 장착한 IT기업들이 미래 먹거리인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AR(가상현실)·VR(증강현실) 분야 준비를 위해 개발자 영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IT 대기업들의 ‘출혈 경쟁’으로 중소기업들은 인재 수급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발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우수 인재가 한쪽으로만 몰리면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한 연봉 경쟁으로 규모가 영세한 중소 게임 업체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소게임사인 베스파는 임직원 연봉을 1200만원 일괄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소게임사로서는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이다. 베스파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31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이번 임직원 연봉 일괄 인상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자사 게임들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자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의 일환"이라며 인상배경을 설명했다. 직원 250명인 중소게임사인 조이시티도 전 직원 연봉을 1000만 원 올리기로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연봉을 올리지 않으면 돈을 더 주는 경쟁사에 직원을 빼앗기게 된다는 위기감에 너도나도 연봉부터 올리는 것"이라며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견·중소·스타트업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연봉 인상이 매출에 큰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