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봄방학과 부활절로 우리는 꽃놀이 가는 상춘객으로 몰려 재확산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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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규복 기자] 백신의 보급과 접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재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 세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은 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해변가에 몰리고 있고, 브라질은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만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역시 지역별 축제는 취소되고 있지만 상춘객들은 여전히 몰리고 있다.

미국은 봄방학을 맞아 하루 공항 이용객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대학생들이 해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공화당 지지자들도 많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여행에 따른 확산이다. 지난 12일 미국 공항에서 수속을 밟은 인원이 130만명을 넘었다. 이는 2020년 3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 대학들이 봄방학에 들어감에 따라 대학생들이 플로리다주 해변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최근 CNN 방송에서 "전염성 있는 변이가 아주 걱정된다"며 "지금 여행 규모가 지난 추수감사절 때랑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미식축구에서 터치다운이 되는) 엔드존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아직 엔드존에 온 게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파우치 소장은 특히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종을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BS방송이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성 중 49%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 존스홉킨스대학교는 코로나19 사망자가 53만명을 넘었고 확진자는 294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발표한바 있다.

브라질에서 지난 12일과 13일 8만5600명과 7만61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도는 같은 기간 2만4800명과 2만5300명이 증가했다. 14일 현재 확진자 숫자는 브라질 1143만명, 인도 1135만명에 달한다.

누적 1위인 미국은 12일과 13일 각각 5만3200명과 6만1200명이 신규 확진됐고, 누적 2940만명이 확진돼 전세계 누적치 1억1955만 명의 24.5%를 차지한다.

프랑스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3200명에 달한다.

변이 확산에 따라 3차 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되는 이탈리아는 부활절 기간 전국 봉쇄령을 시행하는 등 고강도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부는 부활절 기간인 오는 4월 3~5일 사흘간 이탈리아 전역을 '적색지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적색지대'로 규정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일터에 나가거나 병원 진료 등 반드시 필요한 외출을 제외한 바깥출입이 금지된다. 또 약국이나 식료품점 외에 비필수 상점은 문을 닫아야 한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미 지난 12일 이탈리아 전역 20개 지역 중 절반인 10개 지역에 대해 오는 15일부터 '적색 지대'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로마, 밀라노, 베니치아 등 주요 도시가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의 조짐이 보인다며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전국 감염 재생산지수는 1.07로, 그 전주의 0.94에 비해 상승해 1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방역관리가 취약한 다양한 일상 속에서 지속해서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에게 감염을 전파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양상이다. 1주간 수도권의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313.9명으로 집계돼 300명대를 이어갔고, 비수도권 역시 하루 평균 114.4명꼴로 나와 세 자릿수로 올라섰다.

반면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 비율은 24.5%(3121명 중 763명)에 달했다. 확진자 약 4명 중 1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손 반장은 "환자 수와 감염 재생산지수, 유행 양상 등 모든 지표가 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개학과 봄맞이 등 이동량 증가 요인이 앞으로도 많은 점은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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