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SK이노, ITC 결정 안 받아들여 안타까워"
코나 발화·배터리 사업 전략 질의에 "투자 강화 할 것"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화학)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에 대해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신 부회장은 25일 오전 9시 서울 LG트윈타워 동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신 부회장은 "지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경쟁사가 LG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한것으로 최종 인정하면서 수입금지 등을 명령했다"면서 "긴 시간 믿고 지켜봐 주신 주주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의 30여년간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에 비추어 봐도 ITC가 소송 쟁점인 영업비밀침해 판단은 물론 조직문화까지 언급하며 가해자에게 단호한 판결이유를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TC가 이번 사안이 갖는 중대성과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이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두고 안타깝다며 꼬집었다. 

신 부회장은 "지금 전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 가운데 경쟁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운영에 있어서 기본을 준수하는 일에 해당한다"면서 "그러나 경쟁사는 국제무역 규범에 있어서 존중 받는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공정한 시장 경쟁을 믿고 오늘도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세계 기업들과 내가 쓰는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며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30여년간 쌓아온 지식재산권 보호를 통해 주주와 투자자, 회사의 가치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나 배터리 화재·글로벌 대응 전략…"투자 늘릴 것"

이날 주총에서는 코나 전기차 배터리 발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한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배터리 자체 생산을 선언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칠지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신 부회장은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소비자를 위해 리콜에 협의했다면서 "품질 표준과 투자를 더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해서 무결점 배터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 발표한 데 대해서는 "배터리 산업은 굉장히 초기 단계"라며 "과거 LCD나 올레드 등의 기술 진화를 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히 안정되고 새 기술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LG화학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품질 향상, 특히 안전성 확보 그리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고품질의 가장 안전한 배터리를 생산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올해 달성할 세 가지 목표도 밝혔다. 신 부회장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을 가속화 해나가겠다"며 "△전지재료, 지속가능한 솔루션, 이모빌리티 소재, 글로벌 신약 등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 가속화 △가능성 0(제로)에 가까운 시나리오까지 대응 가능한 다중 예방체계 확보 등 글로벌 Top 수준의 환경안전 체계 구축 △'2050 탄소 중립 성장'을 위한 선도적인 기술 혁신 등 서스테인어빌리티(지속가능성) 선도 기업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제20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차동석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문수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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