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 가속화...경기 회복 이끌까
거리두기 완화·백신 접종으로 인한 효과 '톡톡'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봄철이 되면서 백화점 매출도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3월 주요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침체됐던 유통업계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다만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백화점 매출 증가는 명품소비 확대 효과에 힘입은바 크다며 소비심리 회복 여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 26~28일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모두 50%를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매출이 늘었다. 명품이 포함된 해외패션 상품군 매출은 83%나 증가했고, 남성 스포츠 57%, 생활가전 43%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신세계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50.9%로, 롯데백화점과 마찬가지로 명품 매출 증가율이 73.7%로 가장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도 매출이 56.4% 늘어났으며 해외패션(93.8%), 여성패션(83.5%), 남성패션(91.4%), 아동스포츠(114.5%) 등의 상품군 매출 증가율이 전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해외 패션 상품군과 남성 스포츠의 매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야외 활동이 늘고 대외 활동이 재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도 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에선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패션부문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백신 접종 이후 출근과 오프라인 개강 등 외출 빈도가 잦아질 경우 전반적인 실적 회복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 회복을 위해서는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패션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션부문 매출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 한 달간 해외패션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남성스포츠 부문이 101% 각각 증가했고, 여성잡화 83%, 생활가전 70%, 식품 65%, 화장품 55% 등의 순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지마켓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여성 원피스의 판매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 증가했다. 여성 골프의류(108%)와 여성 코트(97%), 배드민턴 용품(75%), 축구용품(53%) 등도 판매 건수가 비교적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진정 효과와 더불어 봄이 오면서 소비가 늘어나는 계절 효과까지 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월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9.5% 증가하며,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할인점 판매액도 24.2% 늘어나면서 2015년 2월(34.8%)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보복소비로 인해 이달 백화점 3사 매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좋아진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설 연휴를 시작으로 점차 소비가 늘면서 3월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보다 4%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33.7%, 현대백화점은 22.5%나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보복 소비와 관련해 양극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양극화의 심화를 우려해 소비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극화를 심화하지 않게 하는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에 양극화 책임을 지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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